연일 흥행 신기록을 내며 8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명량'(김한민 감독)을 두고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또 한 번 불거졌다. 그렇다면 스크린 수와 흥행은 어떤 밀접한 관계가 있을까.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역대 흥행 영화와 그들의 (최고)스크린 수를 살펴보면 일면 재미있는 면을 살펴볼 수 있다.
여태껏 가장 많은 스크린을 차지한 영화는 무엇일까. 6월 개봉한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1,602개)다. 그러나 이 영화는 529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4편이었던 이 영화는 700만명대를 기록했던 전작들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관객을 모았다. 스크린 수와 흥행이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2위가 현재 상영 중인 '명량'이다. 1,586개의 스크린으로 7일까지 796만 9596명의 관객을 모았다. '명량'의 경우는 많은 스크린 수 만큼 좌석 점유율 역시 높아 독과점 논란에 직격탄을 맞고 있지는 않는 분위기다.
3위는 '트랜스포머3'(1,409개)로 총 관객 778만 5189명을 모았다. 4위는 '군도: 민란의 시대'. 한때 1,394개까지 스크린을 차지했다. 이 영화가 모은 누적관객수는 467만 8775명이다.
5위는 '아이언맨 3'(이하 최고 갯수/총 관객수, 1,389/900만 1,309), 6위는 '은밀하게 위대하게'(1,341/6,95만 9,083), 7위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1,312/4,16만 4,946), 8위는 '관상'(1,240/9,13만 5,540), 9위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1,210/6,39만 6,615), 10위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1,154/7,39만 3,443)이다.
독과점 논란이 부각됐던 한국영화 '도둑들'은 최고 스크린 수만으로는 14위(1,091/12,983,341)에 올라있다. '설국열차'(1,128/9,35만 194), '어메이징 스파이더맨'(1,118/4,85만 3,273),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1,106/3,96만 2,812)가 그 보다 많았다.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광해, 왕이 된 남자'(1,001/12,323,408)는 22위에 랭크돼 있다.

반면 상영 횟수의 경우는 '광해'가 20만 3,433번으로 가장 높다. '아이언맨3'(16만 3,569) 같은 경우는 역대 흥행 1위인 '아바타'(16만 2,505)보다 많이 상영됐다. 그런가하면 극장을 보유하지않은 NEW의 투자배급영화 '7번방의 선물' 같은 경우는 866개의 최고 스크린과 16만 6,817번의 상영 횟수로 무려 12,81만 1,213명의 관객을 모았다.
영화의 흥행은 스크린 싸움과도 밀접하다. 이런 점에서 극장을 보유하고 있는 CJ와 롯데가 배급하는 영화가 쇼박스나 NEW가 배급하는 작품들 보다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객관적 최고 수치로만 봤을 때, 스크린 수와 영화의 흥행은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독점을 논할 때는 스크린 수의 지속 기간과 상영 횟수, 동시기 상영 영화와의 균형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겠지만. 더욱 중요한 문제는 좌석점유율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관객이 원해서 걸어놓는다'는 말에 반발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명량' 한 편이 하루 상영횟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도 크게 뭐라고 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국 같은 경우에는 블록버스터라고 할지라도 시장 독점 논란을 피해가기 전체 스크린의 30%를 넘지 않는 게 일반적인 것을 상기할 때, 한국 영화계가 지속적으로 고민할 문제이긴 것은 분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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