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최고투’ 임준섭, KIA 선발 자존심 살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08 21: 38

임준섭(25, KIA)이 생애 최고투를 선보였다. 비록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최근 부진에 빠져 있었던 팀 선발진의 자존심을 세우는 호투이자 팀을 연패에서 구하는 활약이었다.
임준섭은 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8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근 2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지며 2실점 이하를 기록하는 등 살아나는 추세였던 임준섭은 이날 후반기 들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던 SK 타선을 잘 틀어막았다.
2-1로 앞선 8회 아쉽게 1점을 실점해 시즌 5승을 코앞에서 놓쳤지만 이날 임준섭의 투구 내용에 많은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결과적으로 이는 상대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한 KIA가 연장 10회 접전 끝에 3-2로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선발 싸움에서 밀리는 듯 했던 KIA가 오히려 대등한 승부를 가져간 것이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로 아주 빠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로 SK 타자들의 성급한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제구도 좋았다. 경기 전까지 올 시즌 95.1이닝에서 52개의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가 적지 않았던 임준섭은 이날 공격적인 피칭으로 8회까지 단 91개의 공을 던졌다.
1회에 위기가 있었다. 선두 이명기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임준섭은 조동화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유격수 강한울이 병살 플레이를 시도했다. 그러나 미리 스타트를 끊은 이명기는 이미 2루에 닿은 상황이었고 결국 두 명의 선수가 모두 살았다. 하지만 차일목의 1루 견제로 조동화를 잡아냈고 이어 최정을 좌익수 뜬공으로, 2사 후 박정권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2회는 김성현을 삼진으로, 나주환을 유격수 땅볼로, 임훈의 투수 앞 강습타구를 스스로 잡아내며 삼자범퇴 처리했다. 3회에도 김도현 이명기 조동화를 차분하게 잡아내며 7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4회에는 1사 후 이재원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했지만 박정권을 2루수 병살 플레이로 연결시키며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5회에는 선두 김성현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 이후 나주환의 희생번트, 그리고 임훈의 중전 적시타가 이어지며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임훈의 2루 도루 시도를 견제로 잡아낸 뒤 김도현을 삼진 처리해 추가 실점하지 않고 1실점으로 5이닝을 마쳤다.
팀이 6회 1점을 뽑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임준섭은 힘을 내는 듯 6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이명기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조동화는 1루수 땅볼로, 최정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6회까지 투구수는 단 59개에 불과했다. 7회도 무난했다. 그러나 2-1로 앞선 8회 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선두 나주환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한 임준섭은 임훈과 대타 한동민을 잘 잡아내며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겼다. 하지만 나주환에게 도루를 허용했고 이명기의 타구가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며 통한의 점수를 내줬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최근 퀄리티 스타트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흔들리던 KIA 선발진에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투구였다. 스스로도 2013년 4월 28일 광주 삼성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이닝 기록을 다시 썼다. 5선발 경쟁에서 이기며 개인 통산 최다 이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임준섭으로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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