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구 역투’ 김광현 보는 MLB는 ‘엄지손가락’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08 21: 38

김광현(26, SK)이 다시 한 번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비록 동료들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시즌 12승에는 실패했으나 경기장에 모인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에게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광현은 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7⅔이닝 동안 7개의 안타, 3개의 볼넷을 내줬으나 5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2실점으로 막았다. 5경기 연속 승리에는 실패했지만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이어갔다. 동료들의 지원이 좀 더 뒷받침됐다면 시즌 12승을 달성했어도 별다른 이견이 없는 투구 내용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4㎞에 이르렀고 대부분의 직구가 140㎞ 후반대에서 150㎞ 초반대에 형성됐다. 몸쪽 공략에 다소 애를 먹는 듯한 인상을 주기는 했으나 강약을 조절한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쓰며 KIA의 방망이를 피해갔다. 사실 실점 2점도 수비의 조그마한 실수가 발단이 된 것이었다. 임준섭을 공략하지 못하며 고전한 타선도 이날은 김광현의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충분히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117개의 공을 던지면서도 꾸준히 140㎞ 후반대의 구속을 유지하는 등 자신의 말대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슬라이더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제구가 되지 않은 공을 KIA 타자들이 잘 노려친 부분도 있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김광현을 보기 위해 MLB 스카우트들이 몰렸다. 보스턴, 탬파베이, 디트로이트, 그리고 샌디에이고의 스카우트들이 경기장을 찾은 것이 확인됐다. 일본의 한 구단 스카우트도 이날 홀가분한 복장으로 경기장을 찾아 김광현의 투구를 지켜봤다. 저마다 스피드건을 들고 김광현의 투구를 지켜본 이들은 노트북과 영상기록장치 등까지 동원해 김광현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했다.
한 스카우트는 “최근 김광현의 투구 내용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 한국 최고의 투수라는 것도 알고 있다”라면서 “오늘도 그에 걸맞은 투구내용을 보여준 것 같다. 92마일 가량의 직구를 꾸준하게 던졌고 슬라이더는 수준급이다. 까다로운 구종을 가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경쟁력 있는 투수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라면서 김광현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이지 않음을 표현했다.
현재 보스턴 등 몇몇 스카우트들은 꾸준히 김광현의 투구 내용을 지켜보고 있다. 김광현을 한 차례라도 지켜본 팀을 모두 합치면 10개가 넘는다. 물론 이들은 “김광현 뿐만 아니라 한국의 다른 선수들도 보기 위해 입국했다. 어떠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분명 포커스는 김광현에게 맞춰져 있다는 것이 야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일본에서도 여전히 김광현을 포기하지 않으며 레이더를 돌리고 있다는 후문으로 쟁탈전은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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