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 스틸러스가 성적과 관중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 최초로 더블(2개 대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던 포항이 올 시즌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K리그 클래식 19경기서 11승 4무 4패(승점 37점)를 기록하며 2위에 올라있다.
선두 전북 현대(승점 38)와 불과 1점 차다. 최근까지 선두를 달렸을 정도로 강철 전사들의 질주는 꽤나 매서웠다. 게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에도 진출하며 K리그 최초로 2년 연속 더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흔한 외국인 공격수 한 명 없이 일궈낸 성적이라 더 놀랍다. 특히 올 여름 '에이스' 이명주(알 아인)를 떠나 보내며 숱한 위기설에 시달렸지만 보란 듯이 이를 잠재우며 고공 비행 중이다.
성적뿐 아니라 관중몰이에서도 성공가도를 달리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포항은 올 시즌 홈 10경기 동안 9만 8078명이 스틸야드를 찾아 평균 9810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이는 FC 서울, 수원 삼성, 전북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연고지에 인구가 밀집된 서울과 수원을 제외하면 전북과 더불어 가장 성공적인 관중몰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좋은 경기력과 함께 호성적을 내니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오고, 팬들의 기를 받은 선수들도 더욱 힘을 내고 있다. 올 시즌 포항이 안방에서 8승 1무 1패를 기록한 것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구단의 지역 밀착 홍보도 큰 도움이 됐다. 지역민들의 구미에 맞는 다채로운 이벤트가 성공적이었다는 평이다. 지난 2012년부터 '선수단과 함께하는 축구 클리닉' 이벤트와 지역 초, 중, 고 학생들과의 스킨십 활동 및 축구재능기부 활동을 꾸준히 시행하며 지역민들의 마음을 열었다.
또 올해부터 실시한 공동구매 '뭉쳐야 산다'를 통해 팬들과 교감했다. 팬들이 직접 제안한 품목을 구단이 공동구매 물품으로 선정했다. 아이스 텀블러, 에코백, 마우스 패드 등이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효과를 보고 있다.
관광객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구룡포수협과 MOU를 체결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함은 물론 구룡포수협과의 공동브랜드 'Best FISH, Champion STEELERS'를 통해 지역 수산물인 건조오징어, 미역 등 다양한 먹거리를 출시해 타지역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념품샵도 새단장을 마쳤다. 유니폼과 응원도구는 물론 벨기에 유명 시계 브랜드 아이스 워치, 구룡포수협 특산품 등을 구비해 팬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켰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스틸야드를 찾는 팬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12년 22경기서 19만 3682명이 홈구장을 찾아 평균 8804명을 기록했던 포항은 지난해 19경기서 18만 4301명을 기록, 평균 9700명을 찍었다. 그리고 올해 평균 1만여 명이 스틸야드를 찾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최근 3경기서 평균 1만 1942명(8월 6일 성남전 1만 2844명, 7월 20일 부산전 1만 3553명, 7월 9일 서울전 9427명)의 관중을 끌어모으며 장밋빛 미래를 이어나가고 있다.
포항 관계자는 "후반기 다양한 이벤트로 관중 수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올 시즌 총 30만 명의 팬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포항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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