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출신 배우 파비앙, 한국인 다 된 듯 보이지만 역시 타지 생활은 힘들다. 오랜만에 외국인 친구들을 만난 그의 모습이 애틋할 만큼 즐거워 보였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는 JTBC ‘비정상회담’에서 맹활약 중인 벨기에 대표 줄리안이 깜짝 등장했다. 파비앙과 절친한 사이였던 그는 자신의 셰어하우스에 파비앙을 초대했다.
외국인 남자 셋이 사는 줄리안의 셰어하우스는 마치 ‘작은 외국’ 같은 느낌이었다. 줄리안은 파비앙에게 룸메이트 솔, 얀을 소개한 후 집 안과 동네를 구경시켜 줬다. 줄리안은 친구들과 함께 사는 것에 대해 장점은 식사 걱정이 적은 것, 단점은 룸메이트가 친구들을 부를 때 불편한 것이라고 꼽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그는 자신의 생활에 매우 만족한 듯 보였다. 파비앙은 친구와 함께 살면 싸울 것 같다며 걱정했지만, 줄리안은 “같이 살면 싸우지만 원래 친구였으니까 잘 푼다”고 대답했다.

외국인 친구들을 만난 파비앙은 마치 물 만난 고기 같았다. 처음에는 한국어로 대화 하는 이들의 모습이 신기했다. 하지만 이내 네 사람은 함께 디제잉 실력을 뽐 내고 영어 랩도 하며 ‘나 혼자 산다’에서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이들은 또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장을 보러 나갔는데, 이태원 근처에 있던 줄리안의 집이 파비앙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집 근처 수입 식품 마트에서 파비앙은 프랑스에서 즐겨 먹던 시리얼과 과자를 발견하고 감격해 몸 둘 바를 몰랐다. 이런 작은 장면 하나, 하나가 파비앙이 평소 느끼고 있을 향수를 생각하게 해 조금은 짠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사실 파비앙은 홀로 살아 온 한국 생활에 많이 적응해 있었다. 이날 저녁식사를 앞두고 파비앙은 더치페이를 요구하는 줄리안에게 화들짝 놀라 “나 손님인데”, “한국에서는 네가 형이잖아”라며 당황했다. 인터뷰를 통해 파비앙은 “외국 문화에서 너무 멀리 있었다”며 자신에게 놀라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를 ‘웃프게(웃기면서도 슬프게)’ 하기도 했다.
줄리안은 이 같은 파비앙에 대해 “가끔 한국에 너무 빠져 있어서 내 존재가 헷갈릴 때가 있다. 내 나라 사람들과 어울릴 수록 밸런스가 맞는다. 파비앙도 외국인 친구랑 어울려야 한다”고 짚어냈다. 파비앙 역시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셰어하우스에 사는 줄리안에 대해 “같이 살면 아무래도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즐겁게 사는 것 같아서 (셰어하우스가) 괜찮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아무리 한국에 적응해도 사실은 외국인. 타지 생활이 쉬울 리가 없다. 꿋꿋하게 홀로 서기를 해온 파비앙이 친구들과 허심탄회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훈훈했다. 앞으로 그의 생활이 너무 외롭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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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