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변화 최고" 류현진 고무줄 패스트볼의 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8.09 06: 07

LA 다저스 류현진(27)의 힘은 완급조절에 있다. 그의 완급조절은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섞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패스트볼만으로도 스피드에 변화를 주며 완급조절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와 7이닝 2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3승(5패)째를 올렸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화력을 자랑하는 에인절스 강타선을 맞아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이날 경기 후 류현진에게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난 에인절스 포수 크리스 이아네타는 'LA 데일리뉴스'와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투구에 갈채를 보냈다. 그는 "류현진은 스피드 변화가 아주 좋았다. 특히 패스트볼이 그랬다"며 "경기 내내 93~94마일을 던지다 87마일을 던졌다"고 평했다.

이어 이아네타는 "그는 오프 스피드 투구를 많이 사용했다. 우리는 스카우팅 리포트를 통해 그의 투구를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경기 후반에 그는 패스트볼을 더 많이 던졌다. 속도 변화를 주며 적절히 섞어 던졌고, 스트라이크존 상단을 활용해 공략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류현진의 투구를 보며 패스트볼 속도 조절이 얼마나 잘 이뤄졌는지 알 수 있다. 최고 95마일 약 153km 강속구를 뿌리며 과감한 정면승부로 돌파구를 찾았다. 탈삼진 숫자는 평소보다 많지 않았지만 낮은 코스에 패스트볼을 효과적으로 뿌리며 맞혀잡는 피칭의 진수를 보여줬다.
특히 4회 마이크 트라웃을 상대로 류현진은 1~2구 모두 패스트볼로 던진 뒤 3~4구 커브-체인지업으로 유인했다. 이어 5구째 바깥쪽 높은 92마일 패스트볼로 파울을 이끌어낸 뒤 6구째 같은 코스에 94마일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결정구로 '더 빠른' 패스트볼을 던져 최고 타자를 과감하게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이다.
6회에는 콜린 코우길에게 최저 86마일 패스트볼을 던진 뒤 그보다 더 느린 71마일 느린 커브로 유격수 땅볼 처리한 류현진은 계속된 6회 조쉬 해밀턴 상대로는 94-93-95-95마일을 차례로 뿌렸다. 5구째 95마일 패스트볼을 가운데로 몰렸지만 해밀턴이 힘에서 밀린 기색이 역력했다. 7회에도 데이비드 프리스와 이아네타를 각각 체인지업-커브 이후 패스트볼을 결정구삼아 범타 요리했다.
이날 류현진은 패스트볼 외 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를 모두 구사했다. 하지만 주로 패스트볼을 과감하게 결정구로 활용하며 힘의 투구를 보여줬다. 최저 86마일에서 최고 95마일까지, 자유자재로 구속을 줄였다가 늘리며 패스트볼만으로도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말 그대로 '고무줄 패스트볼'. 파워피처인듯 파워피처 같지 않은 완급조절 투구, 류현진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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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하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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