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에서 류현진(27)은 3선발이다. '원투펀치'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가 있는 한 움직이지 않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류현진을 3선발로만 볼 수 없다. 웬만한 팀에서는 '에이스급' 성적이기 때문이다.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25)와는 동급이다.
류현진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 원정경기에서 7이닝 2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즌 13승(5패)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3.21로 낮춘 그는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3위이자 평균자책점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당수 팀에서는 선발 첫 손가락에 들 만한 성적이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범가너도 뉴욕 메츠를 상대로 9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두며 시즌 13승(8패)째를 수확했다. 9일 캔자시스티 로열스전에서도 8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4실점(3자책) 완투에도 패전의 멍에를 쓰며 아쉬움을 삼켰다.

류현진과 나란히 다승 부문 공동 3위의 범가너는 평균자책점도 3.22로 류현진과 비슷하다. 다승·평균자책점 뿐만이 아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을 뜻하는 WHIP에서도 류현진과 범가너는 1.18로 같다. 소숫점 셋째 자리까지 감안하면 범가너(1.175)가 류현진(1.177)에 근소히 앞서있다. ESPN 기준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WAR' 역시 류현진(2.2)이 범가너(2.0)와 큰 차이 없다. 여러 기록에서 비슷한 수치를 기록 중이다.
범가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대체 불가능한 에이스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가장 많은 162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팀 린스컴(9승7패·4.22)과 라이언 보겔송(7승8패·3.77)이 뒷받침하고 있으나 범가너 의존도가 높다. 만약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에 있었다면 에이스 대우를 받았을 것이다.
비단 샌프란시스코에만 해당하는 사항이 아니다. 애리조나 조시 콜멘터(8승6패·4.09) 콜로라도 호르헤 델라로사(11승7패·4.27) 뉴욕 메츠 바톨로 콜론(10승9패·4.12) 피츠버그 에딘슨 볼케스(9승7패·3.70) 등이 내셔널리그 각 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데 다저스 3선발 류현진의 성적에 못 미친다.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에 올라있는 밀워키 윌리 페랄타(14승6패·3.42)는 류현진보다 1승이 많지만 그보다 평균자책점이 높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전체 3선발을 통틀어 최다승을 자랑한다. 류현진에게 3선발이라는 순서와 칭호는 무의미하다. 다저스는 3명의 에이스 선발을 보유하고 있다.
waw@osen.co.kr
애너하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