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는 큰 경기에서 진가를 드러낸다. 관심이 집중된 라이벌 대결서 승리를 가져오고, 동료들의 사기를 높인다.
류현진(27, LA 다저스)이 진정한 에이스로 진화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프리웨이 시리즈서 7이닝 무실점으로 LA 에인절스를 제압, 다저스에 위닝시리즈(3승 1패)를 선물했다. 마이크 트라웃·앨버트 푸홀스·조시 해밀턴으로 이뤄진 아메리칸리그 최강 상위타선에 안타 하나만을 허용했다. 최고 구속 95마일의 패스트볼로 이들을 압도,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도 이루지 못한 프리웨이 시리즈 선발승을 올렸다.
지난 2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 애리조나 등 라이벌 팀에 더 강해지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류현진은 2013시즌 샌프란시스코와 다섯 번의 맞대결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2.48, 애리조나와 다섯 경기에선 1승 2패 평균자책점 4.65를 기록했었다.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는 선전했으나, 애리조나전 부진은 옥의 티였다.

올 시즌 류현진은 다짐대로 라이벌 팀에 더 강해졌다. 고전했던 애리조나와 두 번 맞붙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중이다. 샌프란시스코전도 시작부터 무너진 홈 개막전을 제외하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8로 막강하다. 통산 첫 쿠어스필드 등판은 6이닝 2실점으로 수월하게 선발승을 거뒀다. LA 지역 팬들의 자존심이 걸린 에인절스전에선 지난해 완봉승의 흐름을 올해도 그대로 이어갔다. 순위, 그리고 팀 분위기와 직결된 경기서 괴력을 발휘 중이다.
그러면서 2년 만에 난적도 천적도 없어졌다. 시즌 초반 홈 부진도 털어버렸고, 원정 강세는 유지되고 있다. 전반기 18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44, 후반기 4경기에선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페이스가 더 올라가고 있다. 돈 매팅리 감독이 작년 내내 주문했던 날카로운 브레이킹볼은 고속 슬라이더로 화답했다. 특정 상대에 고전하지 않는 만큼, 한 번 상승세를 타면 멈추지 않는다.
어쩌면 예정된 일이다. 류현진은 한국에서도 큰 경기에 강했고, 난적은 빠르게 극복했다. 2006시즌 신인으로서 맞이한 첫 포스트시즌에선 부진했으나, 2007시즌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선 홀로 삼성을 꺾고 한화를 플레이오프에 올렸다. 국제대회서도 마찬가지였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과 2009 WBC 등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경기서 진가를 발휘했다.
이제 류현진은 오는 13일 애틀란타 원정경기서 시즌 14승을 노린다. 애틀란타와는 올 시즌 첫 맞대결. 지난 시즌에는 애틀란타와 두 번 맞붙어 승패 없이 12⅔이닝 3실점(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하지만 애틀란타와 디비전시리즈에선 3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애틀란타 상대 첫 승과 2013 디비전시리즈 복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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