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연경이 나올 수 없다면..."
세계최강의 벽은 높았다. 이선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세계랭킹 10위)은 9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예선 라운드 2주차 첫 경기인 브라질전에서 세트스코어 0-3(16-25, 12-25, 15-25)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월드그랑프리 전적 2승 2패가 됐다.
팀의 패배에도 김연경은 제 몫을 해냈다. 이날 한국의 득점은 43득점. 이중 상대 범실 13득점을 제외하면 순수하게 한국 선수들이 올린 득점은 30점에 불과했다. 김연경은 이중 절반이 넘는 16득점을 기록하며 양 팀 통틀어 최다득점을 올렸다. 독보적인 활약이었으나, 받쳐줄 선수가 없었다.

경기 후 김연경은 "세계 최강인 브라질의 높은 블로킹을 제대로 뚫지 못하면서 공격을 살리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인"이라고 돌아봤다. 또한 "경기 초반 대등하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집중도가 떨어지면서 한꺼번에 무너졌다"며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이 감독은 "김연경에 집중되는 것이 문제다. 다른 선수들의 공격이 살아나야한다"고 브라질전 패배를 돌이켰지만, 김연경의 생각은 달랐다. "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만약 제2의 김연경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에 맞는 공격을 개발하는 것도 방법이다"라며 승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팀의 주장으로 기자회견에 나선 김연경은 "브라질은 경기를 매우 잘한 반면 우리는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차 적응이 덜 된 것 같다. 다음 경기서는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전에서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세계랭킹 1위 브라질의 무서움을 혹독하게 맛본 한국은 10일 세계랭킹 2위 미국과 연달아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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