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타격감 회복을 예고하는 한 방을 터트렸다.
지난달 30일 대구 LG전 이후 5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을 지켰던 이승엽은 8회 대구 롯데전서 8회 동점 투런 아치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2회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3회와 5회 우전 안타를 때리며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7-9로 뒤진 삼성의 8회말 공격. 박한이와 채태인이 각각 3루 땅볼, 삼진으로 물러나며 패색이 짙어갔다. 이승엽이 '8회의 사나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승엽은 롯데 5번째 투수 강영식의 1구째를 그대로 잡아 당겨 우월 투런 아치(비거리 110m)로 연결시켰다. 시즌 24호째. 이승엽의 영양가 만점의 홈런은 마치 무형 문화재와 같았다.

삼성은 9회말 1사 만루서 채태인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10-9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승엽의 한 방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게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 후 "그동안 많이 안 좋았다. 홈런을 치기 전에 안타 2개를 때려 여유가 생겼고 그 상황에서 타석에 나가면서 무조건 홈런을 쳐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8회는 나 스스로도 기대되는 이닝이다. 오늘 스윙이 내 마음에 들 만큼 좋았다. 의도대로 된 스윙이었고 물론 실투였기에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5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던 그는 "그동안 너무 안 좋았기 때문에 홈런을 때린 직후 아주 기쁘거나 그런 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승엽이가 요즘 안 맞네. 포항 한 번 다녀와야 하나"고 이승엽의 타격감 회복을 바랐던 류중일 감독은 "승엽이가 한동안 부진했는데 경기 초반에 안타를 치면서 감이 올라온 것 같다"고 진단했다. 류중일 감독은 키플레이어에 관한 물음마다 "이승엽"이라고 대답한다. "승엽이가 치면 쉽게 이기고 그렇지 않으면 경기가 어렵게 전개된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설명이다.
이승엽이 침묵을 깨는 호쾌한 한 방을 터트렸고 왼쪽 늑골 미세 골절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최형우도 9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1군에 전격 합류한다. '되는 집안' 삼성의 방망이가 더욱 뜨거워질 일만 남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