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민심 잡은 이순신, "된다고 말하게"의 전율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8.09 10: 37

성웅 이순신이 민심을 잡았다. "된다고 말하게"의 전율이다.
영화 '명량'(김한민 감독)은 내일(10일) 1000만 돌파가 확실시된다. 역대 12번째이자 한국영화로는 10번째 천만 입성이다. 한국 영화사 모든 신기록 경신이라는 화려한 타이틀과 함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9일 오전 7일 누적 관객수 911만2465명을 돌파한 상황이다.
'명량'은 영화와 역사의 힘이 시너지를 냈다. 영화는 한국영화 최초로 장시간 구현한 해상 전투신이라는 큰 무기를 갖췄고, 역사는 이미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도 입증됐던 이순신이라는 위인이었다. 배우 최민식이 이런 이순신에 힘을 실었다.

최민식의 이순신은 노쇠하고 힘들었다. 목소리만 봐도, 장군의 위엄에 맞는 쩌렁쩌렁한 울림보다는 살짝 쉰 듯 하지만 단호한 톤으로 그의 말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극 중 "당장 앓아누워야할 양반이 왜 저러고 있어?"라는 식의 대사와 고문으로 인한 휴우증으로 피를 토하는 몸 상태로 그려지는 이순신. 당시 온갖 고문을 다 받고, 몸이 망가져있는 이순신의 모습에 좀 더 리얼함을 부여하는 것이기도 하다.
겉으로는 할아버지일지언정, 이순신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판단력과 냉정함을 유지하고 자신의 믿음을 지킨다. 부하들조차도 자신을 도우러 오지 않는, 자신을 부정하는 이들에 둘러싸인 그가 왜군에 대한 두려움에 떠는 수군들에게 남긴 이 한마디가 많은 관객들에게 회자된다.
"배가 밀려선 안된다 말이다. 갑판 위의 화포들을 좌노 쪽으로 옮겨 모조리 집중하려 하네", "그러다 다 죽을 수도", 그러자 이순신은 말한다. "된다고 말하게."
"된다"라는 말은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지침. 수많은 글들이 독자들에게 자신의 잠재력과 신념을 믿으라고 말한다. 실제로 성공한 많은 사람들을 살펴보면 어찌보면 맹목적이다 할 정도로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은 공통점이란다.
이 영화의 흥행 요인으로 리더다운 리더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나라와 본인에 대한 무력함을 느꼈던 국민들의 대리만족, 여기에 최근 파장을 낳은 병영사고 등 얼룩진 사회에 던지는 희망 등이 분석되고 있다. '명량'는 한 사람이 어떻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기의 믿음을 지켜내는지를 그리는 이야기로도 볼 수 있다. 자기 신념에 가득찬 이도 속으로는 고뇌하고 아파했다는 것은 하나의 위로다.
덧붙여 이순신은 "된다"가 아닌, "된다고 말하게"라고 했다. 신념의 전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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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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