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한 종편예능, 지상파 부러운건 옛말이죠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8.09 12: 37

이제 정말 지상파를 부러워하던 시절은 지난 것 같다. 케이블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들이 화제성 높은 예능프로그램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 특히 이제 개국한 지 약 3년 반을 넘긴 종합편성채널의 예능 프로그램들은 초반 ‘부실하다’는 혹평을 뚫고 기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를 차용하는 동시 이를 극복할만한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해 시청자들의 열광을 받아내고 있다.
최근 가장 많은 화제를 몰고 다니는 프로그램은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이다. 여러 명의 외국인 남자 패널들이 나와 ‘비정상회담’을 한다는 콘셉트의 이 프로그램은 첫 방송에서부터 재미있다는 반응을 얻으며 가장 ‘핫’한 인기 프로그램의 대열에 섰다. 외국인들이 나온다는 점 때문에 과거 KBS 2TV ‘미녀들의 수다’와 같은 콘셉트일 것이란 예상을 불러일으켰던 것과 달리 이 프로그램은 각기 주장이 뚜렷한 외국인 패널들의 가치관 차이를 부각하며 차별화를 보였다.
지난 8일 1주년을 맞이한 JTBC ‘마녀사냥’은 종편 예능의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상파 방송에서는 쉽게 할 수 없었던 연애와 성에 대한 이야기를 일상적이면서도 솔직하게 풀어내 20-30대 젊은 층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짧은 역사에도 ‘그린라이트’, ‘낮져밤이’ 등 다양한 유행어를 만들었고, 허지웅-곽정은 등 출연진을 유명인으로 만들었다. 이들을 비롯해 기존 ‘섹드립 황제’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한 신동엽, 발라더에서 ‘욕정발라더’로 변신을 꾀한 성시경 등까지 개성 있는 MC들의 뛰어난 조합은 중요한 성공 요소로 꼽힌다.

관찰 예능 프로그램 붐이 정점에 달한 이 때 JTBC 역시 그 흐름을 탔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가 주인공. 육아 예능, 군대 예능 등 다양한 관찰 예능프로그램들 중에서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대부분 시청자들의 추억 속에 간직된 학교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택했다. 지난달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나이와 직업을 가진 연예인들을 한 일반 고등학교에 보내 아이들과 생활하게 하며 거기서 나오는 소소한 재미들을 포착한다. 4회까지밖에 방송되지 않았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호평이 줄을 잇는 상황. 특히 시청자들은 아이들과 의외로 잘 어울리는 연예인들의 모습에서 감동을 표하는 동시 변함없는 학교의 모습에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공감을 드러내고 있다.
황혼 재혼을 그리는 ‘님과 함께’는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중년 판 격이다. 시간이 갈수록 고정 시청자 층을 만들며 인기를 얻고 있는 추세. 이 프로그램의 강점 중 하나는 20-30대 초혼(?)의 젊은 커플 못지않게 재밌고 설레는 재혼 커플의 결혼 생활이다. 특히 한 번 실제 결혼 생활을 겪었던 출연진은 새롭게 만난 가상 남편-아내를 향해 속 깊은 배려를 보여줄 뿐 아니라 진솔하고 가식 없는 모습을 보여 훈훈함을 자아낸다. 
지난 2일 시즌3의 첫 선을 보인 '히든 싱어' 역시 잘나가는 종편 예능 프로그램에서 뺄 수 없다. 스타급 원조 가수와 그들을 흉내내는 모창 가수의 대결을 그리는 이 프로그램은 방송 초반부터 특유의 긴장감으로 인기를 끌었다. MBC '나는 가수다', KBS 2TV '불후의 명곡' 등 뮤직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에서 볼 수 있는 무대의 긴장감과 SBS '스타킹'에서 볼 수 있는 출연진의 특별함은 이 프로그램에서 적절히 조화되며 재미를 낳았다. 뿐만 아니라 갈수록 호화로워지는 원조 가수의 캐스팅과 정교해지는 모창자의 면모들은 아직 이 프로그램이 보여줄 것이 더 많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인기를 끌고 있는 이들 예능 프로그램이 대부분 JTBC 프로그램이란 점이 눈에 띈다. 4개의 종편채널이 각기 주력하고 있는 타킷이나 프로그램의 성격이 다르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곳이 JTBC란 점을 부인할 수는 없을 듯하다. 조금씩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종편 예능이 또 어떤 진화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감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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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방송화면 캡처(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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