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승 도전’ 류현진, 전략적 가치도 주목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09 16: 57

류현진(27, LA 다저스)이 애틀랜타 원정에서 시즌 14승에 도전하는 가운데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서 차지하는 전략적 가치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약한 선발투수들을 보완해야 할 임무까지 맡는 등 어깨가 무거워졌다.
8일(이하 한국시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역투로 시즌 13승을 거둔 류현진은 클레이튼 커쇼와 함께 팀 내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후반기 들어 좀처럼 패배를 모르는 피칭으로 다저스 선발진을 견인하는 한 축임을 증명하고 있다. 후반기 들어서는 4경기에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2.33의 빼어난 페이스다. 개인 첫 15승도 사정권에 들어왔다.
이런 류현진은 오는 13일 오전 8시부터 터너필드에서 열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중간에 휴식일이 없어 5인 로테이션으로 돌아가 선발 일정에는 큰 변수가 없다는 평가다. 이날 애틀랜타 선발은 올 시즌 4승7패 평균자책점 5.42를 기록 중인 마이크 마이너로 예고되어 있다. 훌리오 테헤란(10승8패 2.92), 어빈 산타나(11승6패 3.69) 등을 피해 비교적 수월한 상대를 만났다는 평가다.

팀에서도 이런 류현진의 든든함에 신뢰를 보내면서 전략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후반기 시작까지만 해도 류현진의 순서는 클레이튼 커쇼 다음에 위치했다. 그러나 댄 해런이 부진으로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걸렀고 복귀할 때 커쇼와 류현진 사이에 들어옴에 따라 두 선수는 떨어졌다. 이는 돈 매팅리 감독의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상대적으로 믿음감이 다소 떨어지는 해런의 경기에는 아무래도 불펜 투수들이 많이 동원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커쇼와 류현진은 불펜 투수를 아낄 수 있다는 기대를 주는 에이스급 이닝소화능력을 가졌다. 매팅리 감독도 이를 믿고 있다. 매팅리 감독은 9일 밀워키 원정에 앞서 “해런이 8회에도 마운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우리에게 매우 대단한 일”이라면서도 “류현진이든 커쇼든 그레인키든, 누군가가 이들 사이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앞으로의 구상도 드러냈다.
커쇼가 잘 던지면 불펜 투수들이 쉴 시간을 얻고 해런의 등판일에 총력전을 벌일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여기서 핵심적인 선수는 역시 류현진이다. 만약 해런이 부진한 경기 이후 류현진마저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할 경우 불펜에 부담이 생긴다. 그 다음 선발이 최근 트레이드로 영입된 로베르토 에르난데스로 역시 확고한 믿음을 주는 투수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류현진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며 끊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해런이 지난 경기에서 살아났고 에르난데스도 데뷔전에서 비교적 괜찮은 모습을 선보였지만 아무래도 다저스의 기대는 두 선수 사이에 낀 류현진에 대한 기대치가 커질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서는 연패를 끊어가는 스토퍼의 임무가 주어질 수도 있다. 이래나 저래나 류현진이 다저스 선발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