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참좋은 시절' 김영철, 못난 아버지도 아버지죠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8.10 07: 29

못난 아버지도 아버지다. 미워할 수는 있어도 부정할 수는 없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자신의 입으로 '죄'를 고백했고, 본인의 이런 모습을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듯,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에게 부끄러운 감정을 이겼다.
9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극본 이경희, 연출 이진원)에서는 태섭(김영철)이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을 아들 동탁(류승수)과 동생들인 쌍호(김광규 분)-쌍식(김상호)에게 털어놓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태섭은 아들 동희(옥택연)와 화해하고 싶어 돈 천원을 주며 “이거 너한테 빌린 천원이다. 남은 59000원은 천천히 갚겠다"고 사정했다. 이를 동희가 상대하지 않고 무시하자 쌍식-쌍호가 득달같이 달려 나왔다.
쌍식은 "이렇게 개과천선한 아버지를 너희가 좀 받아주면 안 되냐”고 성을 냈고, 쌍호도 "네 형들은 다 아버지와 잘 살고 있는데 왜 너 혼자 난리냐"고 소리치며 동희의 엉덩이를 걷어 찼다.  
이렇게 당하는 동희의 모습에 가슴이 아팠던 태섭은 제 죄를 줄줄 고백하기 시작했다. 태섭은 "영춘이(최화정)에게 사기꾼 한사장 소개시켜준 게 나다. 그리고 옛날에 동옥이(김지호) 사고보 상금도 내가 들고 나갔다"고 말했다.
이를 쉽사리 믿지 못하는 아들과 동생들. 그 동안 왜 다른 가족들, 특히 동희가 아버지를 외면하고 미워했는지를 알게 된 순간이다. 그들에게는 일종의 '반전'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더불어 왜 동석(이서진)이 "아버지를 내보내고 작은 형수를 모시고 살겠다"라고 말한 것인지도 이해했다. 태섭에게 뒤통수를 맞았다고 분노하는 동시에 그간 이런 사정을 몰랐던 가족들에게 화를 냈던 것을 미안해했다. 가슴도 눈시울도 뜨거워졌다.
동탁과 쌍호-쌍식은 마주친 동석에게 미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달콤한 여행길에 오르려 문을 나선 동석과 해원(김희순)은 일렬로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들을 마주 했고, 쉽게 발길을 떼지 못했다.
태석이 한 일을 듣고 아버지를 찾아간 사람은 동석이다. 동석은 "왜 우리가 그렇게 덮으려고 했는데 말씀하셨냐"라고 물었고, 이에 태섭은 "나도 내가 왜 그런 얘길 했는지 그걸 모르겠다. 내가 그리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사람이 아닌데, 훌륭한 아버지가 아닌데, 내가 대체 왜 그랬을까"라고 여운남는 대답을 들려줬다.
종영을 한 회 앞두고 전보다 단단해지는 가족을 보여주는 드라마. 철이 덜 들어서 본의 아니게 자식들에게도 민폐를 끼쳤던 태섭은 이제는 길거리에서 괴롭힘 당하는 학생을 나서서 도와주며 코피를 쏟기도 하는 모습이다. 가족들에게 이방인이었던 태섭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 지 주목된다. 어떤 형태이건 따뜻한 화합일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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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시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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