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에 나처럼 해주는 선수가 없어.”
이상윤 성남 감독대행의 자조 섞인 자화자찬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성남 FC는 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20라운드에서 카이오와 한교원, 이상협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전북 현대에게 0-3으로 완패를 당했다. 전북(12승5무3패, 승점 41점)은 가장 먼저 승점 40점 고지를 돌파하며 K리그 선두를 유지했다. 성남은 승점 18점으로 계속 9위에 머물렀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대행은 “아무래도 내가 공격수출신이라 한 골 먹으면 두 골 넣는 공격을 주문하는데 잘 안 된다. 선수들이 더 깨어나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상윤 감독대행은 서정원, 고정운 등과 함께 1990년대 한국최고의 공격형 윙어였다. 측면을 파고들어 직접 해결하는 득점력이 일품이었다. 당시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황선홍, 최용수, 하석주, 서정원 감독은 모두 K리그 사령탑을 맡고 있다. 최고선수 출신이 보기에 아무래도 성남의 젊은 선수들이 부족한 점이 많았던 모양.
이 감독대행은 “나같이 1 대 1을 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킥으로 상대를 위협할 줄 알아야 하한다. 또 나처럼 많이 뛰어 활동량이 많아야 한다. 골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김태환, 황의조, 제파로프가 골만 터지면 ‘반격의 서막’이 될 것”이라며 잔뜩 기대했다.
아쉽지만 청출어람은 없었다. 전반 7분 문전을 파고든 김태환이 내준 공을 황의조가 잡아 결정적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권순태가 손을 쓸 수 없는 반대방향이었지만 골대를 살짝 빗겨나갔다. 만약 이 골이 들어갔다면 성남은 포항을 잡았던 수비축구를 구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성남은 전반 14분 되려 카이오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이 감독대행이 구상했던 게임플랜이 어그러지고 말았다.
후반전 성남은 일방적으로 전북을 두드렸다. 잽은 많았지만 결정타가 없었다. 기회를 엿본 전북은 성남에게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후반 25분 한교원의 쐐기골이 터진 것. 전북은 후반 추가시간 이상협의 골까지 터졌다.
결국 성남은 잔펀치만 많았을 뿐 결정타가 없었다. 성남이 패한 결정적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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