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최민식, 천만배우 첫 등극에 우월 존재감 [천만특집④]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8.11 07: 20

올해는 명실상부 최민식의 해가 정말 맞나 보다. 송강호-설경구 등과 함께 대한민국 영화계를 이끌어 가는 대표배우로 일컬어지는 최민식이 드디어 천만 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 영화계에서 배우가 차지한 위상으로 볼 때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만큼 흥행보다는 오롯이 작품만을 위해 걸어온 길에서 이룬 성과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최민식이 주연한 영화 ‘명량’(김한민 감독)이 12일 천만 관객을 돌파한다. 이로써 지난 달 30일 개봉한 '명량'은 개봉 12일만에 역대 12번째이자 한국영화로는 10번째 천만 영화에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다.
‘명량’에서 최민식이 맡은 인물은 주인공인 이순신 장군 역. 그는 명량 대첩을 그린 이번 영화에서 민족의 성웅이라 일컬어지는 이순신의 고뇌와 고독을 처절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명량’은 작품 자체만으로는 아쉬움이 있다는 반응도 없지 않지만 이순신으로 분한 최민식의 연기에 대해서만큼은 모두가 입을 모아 명불허전이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는 상황. 

지난달 30일 개봉한 이래 ‘명량’ 세운 기록은 경이적이다. 최단 기간 100만 돌파(2일)부터 시작해 최단 200만 돌파(3일), 300만 돌파(4일), 400만 돌파(5일), 500만 돌파(6일), 600만 돌파(7일), 700만 돌파(8일), 800만 돌파(10일), 900만 돌파(11일)를 차례로 성공시키며 일찍이 최단기간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할 것이란 예측을 낳았다. 그리고 끝내 최민식은 최단 기간 1000만 관객 돌파 영화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그간 최민식은 주로 어두운 톤의 작품들에 출연해 다양한 인간군상을 연기해왔다. 그가 연기한 인물들은 삼류 건달(‘파이란’ 2001)부터 시작해 광기어린 예술가(‘취화선’ 2002), 사소한 실수로 인해 끔찍한 복수를 당하는 중년 남자(‘올드보이’ 2003), 희대의 사기꾼(‘범죄와의 전쟁’ 2011)까지 복잡한 사연이 있는, 그래서 선과 악을 확실히 구분할 수 없는 복합적인 인물들이 많았다. 때문에 최민식의 이순신에 대해서는 기대만큼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순신은 역사적으로도, 대중들의 인식 속에도 너무나 완벽한 인간이기에 오히려 최민식이란 배우가 가진 이미지와 깊이감이 몰입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있었던 것.  
그러나 최민식은 새로운 이순신을 창조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가 그려낸 이순신은 군법에 엄하고,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를 외치며 군왕과 백성에 대한 충성심을 지켜내는 인물. 그러면서도 끝내 먼저 보낼 수밖에 없었던 동료들의 환영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가여운 인물이기도 하고 도망치는 부하의 목을 칼로 내리치는 단호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 같은 성격은 관객들에게 인간 이순신의 심정을 공감하게 하며 뭉클함을 자아냈다. 최민식이 아니었다면 이 같은 인물표현은 힘들었을 것이다.  
개봉한 이래 최민식은 기자간담회와 인터뷰 등에서 너무나 완벽한 인물 앞에 스스로 절망할 수밖에 없었음을 고백한 바 있다. "왜 그 분인들 두렵지 않았겠나. 마음 속 흔들리는 뭔가가 있을 것 같았다. 그게 나는 궁금했다. 어떻게 해서든지 장군 이면의, 군인 이면에 흔들리는 인간에 집착을 한 것 같다"는 말에서는 한 인물에 집중하며 느꼈던 최민식 그간의 스트레스와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노력은 천만 관객 돌파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물론 상업적인 성공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만큼 많은 관객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았다는 점에서 배우로서 얻은 수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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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포스터(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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