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숙적 SKT 꺾고 3년만의 프로리그 'V3'...MVP 이영호(종합 2보)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4.08.09 22: 44

데이타를 바탕으로 한 예상은 결국 빗나갔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있는 팀은 SK텔레콤이었지만 승자는 KT였다. 강도경 감독이 이끄는 KT가 이동 통신사 라이벌이자 영원한 숙적인 SK텔레콤을 꺾고 프로리그 2014 통합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KT는 스타1 시절부터 이어 온 프로리그 통합 우승 기록을 3번째로 늘렸다.
스타1 시절인 2011년 우승 이후 3년만에 결승무대에 오르며 정상탈환에 나선 KT는 9일 서울 반포동 세빛둥둥섬 야외무대(예빛섬)에서 열린 'SK텔레콤 프로리그 2014' SK텔레콤과 통합결승전서 간판 스타인 이영호와 김대엽, 전태양이 제 몫을 다해내면서 4-2 완승을 거두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날 경기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업는 짜릿한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김민철 정윤종 원이삭 김도우 등 스타2 다전제 승부에서 질 것 같지 않은 골리앗 SK텔레콤을 스타2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였던 다윗 KT가 보기 좋게 승리하면서 세빛둥둥섬 야외무대에 모인 3000명의 스타2 팬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KT 에이스 이영호는 자신의 천적이었던 원이삭을 상대로 쾌승을 거두면서  팀 우승에 일등공신이 됐다.

초반부터 KT가 연달아 승리를 거두면서 결승전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첫번째 주자로 나선 김대엽은 김민철의 맹공을 묵묵히 막아낸 뒤 제대로 받아치면서 단숨에 승기를 틀어잡고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김대엽이 물꼬를 터뜨린 후 그 바통을 '최종병기' 이영호가 이어받았다. 이영호는 상대 전적에서 1승 5패로 열세인 자신의 천적 원이삭을 상대로 다수의 건설로봇을 동원한 강력한 일발 러시로 승리를 따내며 2-0으로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3세트를 내줬지만 KT의 기세는 조금도 꺾이지 않았다. 가라앉을법한 분위기를 김성대가 다시 끌어올렸다. 4세트에 나선 김성대가 강력한 바퀴-히드라리스크 러시로 SK텔레콤의 이번 포스트시즌 비밀병기인 박령우를 잡으면서 우승의 8부 능선을 넘었고., 6세트에 나선 전태양이 감각적인 초반 벙커링으로 GSL 우승 이후 계속 침제중이던 김도우를 요리하면서 대망의 V3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휘봉을 잡은 첫해 우승을 차지한 강도경 감독은 "우승을 하기까지 도움을 아껴주지 않으신 회사와 팬분들,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면서 "엔트리가 뜨고 나서 사람들이 우리가 우승을 하려면 기적이 있어야 한다고 했지만 난 기적을 믿지 않고 우리 선수들을 믿었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3년만에 우승을 노렸던 SK텔레콤은 정윤종 어윤수가 힘을 냈지만 초반 주도권을 내주면서 경기 내내 질질 끌려다니다가 결국 분루를 삼켜야 했다. 시즌 내내 이영호에 강했던 원이삭과 GSL 우승자 출신이었던 김도우의 부진이 너무나 뼈 아픈 패배로 이어졌다.
 
준우승에 머문 최연성 SK텔레콤 감독은 "최종 우승을 했어야 했느데 마무리 좋지 않아서 아쉽다. 지금은 물러나지만 다음에는 조금 더 좋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프로리그 2014 통합 결승전 최우수선수(MVP)에는 자신의 천적이었던 원이삭을 제압한 이영호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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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최규한 기자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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