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광속 질주, 독과점 논란의 반복일까 [천만특집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4.08.11 07: 20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10일 개봉 12일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러나 ‘명량’은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1,500여개의 관에서 ‘명량’이 상영돼 대형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스크린 독식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
영화의 흥행이 스크린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명량’ 스크린 독과점 논란의 가장 큰 이유는 CJ가 극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쇼박스나 NEW의 작품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명량’의 흥행에 스크린수가 영향을 끼쳤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관객들의 영화 선택 폭에도 영향을 준다. 극장에서 ‘명량’ 외의 다른 영화를 관람하고 싶지만 보고 싶은 영화가 다양한 시간대에 분포돼 있지 않아 발길을 돌리는 관객들이 존재한다. 이는 특히 CJ 계열사 CGV에서 이런 상황이 더 발생한다.

‘명량’은 7월 30일 개봉 당시 스크린 수는 1,159(이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개였다. 이어 지난 3일에는 무려 1,586개의 스크린에서 상영, ‘군도:민란의 시대’와 ‘드랜곤길들이기2’를 제쳤다. 지난 8일에는 스크린수가 1,272개로 떨어졌지만 다른 영화에 비해서는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전국 극장의 스크린수가 2,500개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절반이 넘는 스크린을 장악한 것.
‘명량’보다 6일 늦게 개봉해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은 784개(8일 기준), 지난달 23일 개봉, 3위에 랭크된 ‘드래곤 길들이기2’는 414개다.
그러나 ‘명량’ 좌석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스크린 수가 많다는 논리가 있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하다는 반응도 있다. 개봉 첫 주 ‘명량’의 좌석점유율은 87%까지 기록했고 2주차에도 50%대를 유지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예매율 또한 9일 오후 기준 64.3%로 타 영화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극장 내 빈 좌석이 거의 없다는 것을 뜻한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OSEN에 스크린 독과점은 좌석점유율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스크린수를 점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명량’은 이와는 다른 경우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명량’은 좌석점유율이 다른 영화대비 압도적으로 높아서 기존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와는 궤가 다른 것 같다. 예매율이나 좌석점유율이 높은 정도가 아니라 기존의 영화사에 없었던 기록적인 수치이기 때문에 스크린 독과점 논란으로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과거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됐던 영화들과는 다르게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명량’이 많은 관을 차지해 작은 영화의 상영 기회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명량’이 다양성 영화의 스크린수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영화진흥위원회 집계결과를 보면 ‘명량’ 개봉 전후 다양성영화 스크린수나 상영 회수는 큰 변화가 없었다. 상업영화와 다양성 영화는 별개의 다른 리그로 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국 같은 경우에는 블록버스터라고 할지라도 시장 독점 논란을 피해가기 전체 스크린의 30%를 넘지 않는 게 일반적인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외국과 한국 전체 스크린 수의 비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천만영화가 등장할 때마다 그늘처럼 존재하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은 분명해보인다.
kangsj@osen.co.kr
‘명량’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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