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직장인 야구대회. 프로 선수가 아닌 만큼 어설픈 수비가 난무한다. 타격 역시 부족함이 많다. 그러나 화려한 플레이가 종종 나오기도 한다. 어설픔과 화려함이 공존하는 플레이 속에 야구에 대한 열정이 묻어나는 것은 틀림없었다.
제1회 KBO총재배 시도대항 직장인 야구대회 개막식이 9일 군산구장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최하고 국민생활체육전국야구연합협회(KBF)가 주관하며 이번이 첫 대회다. 사회인 야구 발전을 목적으로 계획된 이 대회는 개막식과 함께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날 군산에선 16강전 2경기가 열렸다. 개막식 이전에 열린 전남 GS 칼텍스-충북 LG 생활건강의 16강전과 대구 한국도로공사-전북 세아베스틸의 경기였다. 각 팀은 선수 출신을 포함하기도, 비선출로만 구성되기도 했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이 대회서는 ‘모두 단일 직장인 팀으로 해당 기업의 정식 직원으로 구성되어있고, 프로 및 아마야구 출신 선수가 소속된 경우에도 선수 수에 제한 없이 출전이 가능하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즉 프로 및 아마야구 출신 선수를 포함시킬 수 있지만, 그 선수가 해당 기업의 정식 직원으로 있어야 하는 것. 이 규정 덕에 프로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준 선수들도 속출했다. 한국도로공사와 세아베스틸의 경기서는 세아베스틸의 투수 문용두가 호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문용두는 이승엽, 홍성흔의 동기로 건국대학교까지 야구를 했던 선수다. 문용두는 1회 2번째 투수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9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날카롭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상대 타선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또 군산상고 출신의 선수들이 안정감 있는 수비로 문용두롤 도왔다. 유격수로 출전한 류제건은 내야를 지키면서도 결정적인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 승리를 견인했고, 1루수 조광현도 어려운 바운드 송구를 잘 잡아내며 안정감을 선보였다. 이들 모두 야구를 했던 선수 출신이다.
반면 어설픈 수비가 속출하기도 했다. 중견수 방면으로 뜬 타구를 잡기 위해 달려갔지만, 미끄러지며 코에 공을 맞는 불상사도 발생했다. 평범한 내야 땅볼이 내야 안타로 둔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도 사회인 야구의 한 부분이었다. 모두가 프로 선수처럼 날렵한 몸놀림을 보일 순 없는 법.
어이없는 플레이가 나오기도 하지만, 타격에서 만큼은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이날 호투를 펼쳤던 문용두는 상대 타선에 대해 “비선출로 구성된 팀인데도 배트가 잘 돌아간다. 처음에 비선출이 투수로 나섰지만, 상대 팀이 너무 잘 쳐서 내가 바로 올라가게 됐다”며 혀를 내둘렀다.
아직 사회인 야구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지진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 출신의 포함 여부를 떠나 다 같이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비록 첫 대회라 미숙한 점은 많으나,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여기에 프로 못지않은 선수들의 열정이 더해지며 그라운드는 열기로 가득 찼다. 이제 막 발걸음을 내딛은 직장인 야구대회가 성황리에 마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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