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SNL' 의리의 이국주, 이토록 긍정적인 과체중녀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08.10 07: 21

‘대세’ 이국주가 tvN 예능프로그램 ‘SNL코리아’에 나타났다. 어디서나 의리를 외치는 그는 이 곳에서도 웃음 그리고 시청자들과의 ‘으리’를 지켰다.
이국주는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SNL코리아’의 호스트로 등장했다. 단독으로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이 감격적이라는 그는 한 시간여의 방송 시간동안 특유의 ‘으리’와 과체중 개그로 웃음을 선사했다.
‘SNL코리아’ 이국주 편의 소재는 분명했다. 대표적 과체중 개그우먼인 그는 구체적인 콩트 구성만 달리할 뿐 그의 과체중을 재료로 삼아 웃음을 만들어냈다. 가수 현아의 곡 ‘빨개요’, 영화 ‘타짜’,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등이 패러디라는 이름의 매개로 사용됐다.

또한 그는 아낌없이 망가졌다. 타이트한 붉은 원피스를 입고 현아의 원숭이 춤을 췄고, ‘쇼핑몰: 후기의 역습’ 콩트에서는 사이즈가 작다 못해 위태로워 보이는 옷들을 입었다. 물론 이 망가짐의 밑바닥에도 과체중이라는 웃음 소재가 존재했다.
이처럼 같은 소재라도 웃음은 달랐다. 이국주는 과체중이라는 개그우먼으로서 자신이 가진 훌륭한 장점을 똑똑하게 이용했다. 그 속은 “난 뚱뚱하다”였지만, 한 시간 내내 이국주의 말과 몸짓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또한 이렇듯 코믹한 콩트에 이어 이국주는 방송 말미 ‘피플업데이트’ 코너에서 뚱뚱함과 웃음에 대한 철학을 털어놨다. 분명 비슷한 캐릭터를 가진 개그우먼이라면 공통되는 고민인 여자와 개그우먼 사이의 고민이었다.
결론적으로 이국주는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 그는 “개그우먼으로 산다는 게 힘들었다. 여자와 개그우먼 사이에서”라면서 “29살 때 연애를 했었는데, 이 몸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느꼈다. 그래서 여자와 개그우먼이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 모습으로 열심히 일하다보면 날 사랑해주는 남자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고부터는 편해졌다”며 “호감과 비호감의 차이는 살이 아니라 재미”라는 과체중 개그우먼의 깨달음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다.’ 이 빤하지만 기분 좋은 문장이 이국주의 개그였다. 몇 년 전만 해도 그를 향해 비호감의 이미지를 씌웠던 그의 몸은 이제 그를 대세녀로 만들어준 묘약이 됐다. 이날 방송에서도 이국주는 아낌없이 자신의 단점을 코믹하게, 모두 다 오픈했다.
이국주는 시청자와의 의리를 지켰다. 그가 나오는 TV프로그램이라면 무조건 웃길 것이라는 신뢰를 향한 의리를.
mewolong@osen.co.kr
'SNL코리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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