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후회 없도록 노력해야죠".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선수생활에 방점을 찍은 이현준은 지난 2001년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인천 신세기 빅스(현 전자랜드)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크게 주목을 받은 선수는 아니었다. 송도고와 성균관대를 거치며 주연의 역할은 펼치지 않았다. 그러나 꾸준함이 그의 장기였다. 이현준은 전주 KCC와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스) 그리고 창원 LG를 거쳐 2011년 SK에 입단했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을 이끄는 힘을 가졌던 이현준은 SK 입단한 뒤 문경은 감독 아래서 주장을 맡았다.

문경은 감독은 이현준의 리더십에 주목했다.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지만 큰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노장으로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것을 보고 주장으로 낙점했다.
2시즌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비록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지만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선수생활에 힘겨움을 느낀 이현준은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
후련한 마음이지만 다시 농구계에서 일한다. SK의 전력분석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는 선수 시절보다 더 바빴다. 팀 훈련도 지켜봐야 하지만 고교 농구부터 프로까지 다니지 않는 곳이 없었다.
새 출발한 이현준은 "정신없다. 은퇴하면서 후련하다는 생각도 잠깐이었다. 다시 농구를 배우고 있다. 그래서 너무 할 것이 많다. 농구만 하면 됐던 시간들에 비해 배워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가 승승장구 하는 동안 이현준은 음지에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주장의 말을 착실하게 따랐다. 그 결과 모래알 조직력이라던 SK는 완전히 변했다.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의 가교 역할을 잘 해낸 이현준의 역할도 지분이 있었다.
문경은 감독은 주장인 이현준에게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코트에서 뛸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 3점슛도 성공 시켰다. 경기장을 찾았던 아내도 함께 울었다.
후회없이 선수생활을 마친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전력분석이다. 단순히 개인적인 준비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선수들의 장단점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코칭 스태프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동안 배우지 못했던 것을 다시 시작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하지만 이현준은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스타 출신이 아닌 나에게 기회를 준 구단과 감독님께 감사 드린다. 또 후배들에게도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 꼭 성공을 하겠다는 다짐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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