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반란이 시작됐다. 리그에 '한화 경계령'이 발동됐다.
한화가 공포의 팀으로 거듭났다. 한화는 지난 9일 잠실 LG전에서 1-0 영봉승을 거두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지난 6일 청주 삼성전에서 4-2 끝내기 역전승을 거두는 등 순위 싸움에 갈 길 바쁜 팀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20경기만 놓고 보면 한화는 13승7패로 삼성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시즌 성적은 최하위이지만 최근 20경기는 1위. 얕보다가는 큰 코 다친다.
▲ 한화표 지키는 야구

최근 20경기에서 한화가 가장 달라진 것은 지키는 힘이 생겼다는 점이다. 지난 7월10일 청주 넥센전을 시작으로 최근 20경기에서 한화는 13승을 올렸는데 그 중 9승이 7회까지 리드한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것이다. 종전 71경기에서 7회 리드시 뒤집어진 게 8경기라는 것을 감안하면 지키는 힘이 확실히 생겼다. 이 기간 안영명(12경기·3승5홀드·1.31) 박정진(11경기·5세이브1홀드·3.86) 윤규진(9경기·2승3세이브1홀드·3.29)이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이 기간 역전패가 자체가 2경기 뿐인데 5회 이후 구원진에서 뒤집어진 건 전무하다. 한화표 지키는 야구다.
▲ 역전의 명수, 무서운 뒷심
최근 20경기에서 한화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의 명수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최근 20경기 중 13승을 올렸는데 8승이 역전승이다. 특히 9회 이후에 뒤집은 것이 2경기나 되며 5회까지 뒤지던 것을 역전한 게 4경기에 달한다. 이 기간 동안 끝내기 승리도 두 번이나 있다. 접전 승부에도 강하다. 13승 가운데 5승이 1점차 승리였으며 3승은 2점차 승리. 8승이 2점차 이내 접전에서 거두며 타이트한 승부에서 유독 강한 모습이다.
▲ 되살아난 홈런 군단 위력
한화는 전통의 홈런 군단이다. 수년간 한화가 침체하고 있는 데에는 홈런의 감소가 크다. 하지만 최근 20경기에서 한화의 팀 홈런은 24개로 경기당 평균 1.20개. 종전 71경기에서는 팀 홈런이 45개로 평균 0.63개에 불과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장타력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펠릭스 피에(6개) 조인성·김경언·최진행·김태완(3개) 김태균(2개) 김회성·정범모·강경학·정근우(1개) 등이 홈런을 합작했다. 결승 홈런 3개 포함 스리런 홈런만 9개로 영양가 만점었다.
▲ 안방마님 조인성 효과
안방마님 조인성이 공수에서 확실하게 자리 잡은 영향도 매우 크다. 조인성은 최근 20경기에서 35타수 11안타 타율 3할1푼4리 3홈런 12타점으로 하위타선에서 묵직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안타보다 타점이 더 많은 그는 결승타도 3개가 치며 찬스에 강한 모습이다. 게다가 이 기간 동안 도루 10개를 허용했지만 저지도 6개나 된다. 도루저지율 3할7푼5리. 노련한 조인성이 공수 양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나며 안방을 든든히 지키자 팀이 확 달라졌다.
▲ 외국인 투수들의 보탬
외국인 투수들이 안정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상승세에 큰 힘이다. 7월10일 이후 앤드류 앨버스가 5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4.05, 라이언 타투스코도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5.87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 스타트도 앨버스가 2경기, 타투스코가 1경기. 아주 빼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기본은 해준다. 특히 두 투수가 선발로 나온 8경기에서 한화는 패하지 않았다. 그들이 초반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고 어느 정도 경기를 만들어주자 이길 수 있는 힘이 생겼다.
▲ 고춧가루 넘어 탈꼴찌 향해
한화는 매년 시즌 막판 갈 길 바쁜 팀들에게 매서운 고춧가루를 뿌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도 예외없는데 그 어느 때보다 무서운 고춧가루 부대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20경기에서 NC·KIA·넥센·두산·삼성·LG가 한 차례 이상 한화에 일격을 당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고춧가루를 넘어 탈꼴찌도 기대해 볼 만하다. 8위 SK와 격차를 2.5경기차로 좁혔다. 7위 KIA에도 3.5경기차로 탈꼴찌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다. 지금 기세라면 어느 팀도 무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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