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무도’ 짜릿한 추격전, 여름엔 뛰어야 제 맛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8.10 14: 36

예능프로그램에 처음으로 술래잡기 장치를 가미해 가열차게 뛰어다니는 추격전의 원조는 달랐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가만히 있기만 해도 더운 날씨에 박터지게 뛰어다닌 추격전으로 시청자들에게 쫄깃한 재미를 선사했다.
‘무한도전’은 지난 9일 방송된 ‘무도-폭염의 시대’ 특집에서 영화 ‘군도’의 배경음악 속에 얼음 쟁탈전을 벌이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겼다. 한국 민속촌에서 두꺼운 한복을 입은 채 양반 김학철에게 받은 얼음을 사수하기 위해 체력과 지략 싸움을 한 변주된 추격전이었다.
지난 해 ‘관상’ 흥행 시점에 시간 이동 설정을 가미해 ‘관상-왕의 게임’을 시도했던 ‘무한도전’은 이번엔 ‘군도’를 패러디했다. 물론 ‘관상-왕의 게임’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추격전에 ‘군도’의 배경음악을 집어넣고, 조선시대라는 상황극을 펼쳐 부수적인 재미를 선사했다. 추격전에 상황극과 영화 패러디를 뒤섞어 한차례 재미를 봤던 이 프로그램은 한여름에 걸맞는 얼음 쟁탈전을 통해 추격전의 짜릿한 쾌감을 더 높였다.

가만히 있어도 녹는 얼음인데, 제작진은 더 빨리 녹는 소금을 준비해 멤버들을 골탕먹이거나 음식을 제공한다는 유인으로 불판에 얼음을 녹게 해 혼비백산하게 했다. 물론 때마다 하는 술래잡기이고 아예 추격전을 고정 구성으로 내세우는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 출연 중인 유재석, 하하가 있기에 익숙해진 멤버들의 두뇌싸움은 더 정교하게 이뤄졌다.
얼음을 쓰레기통에 숨겨놓은 박명수의 어색한 행동을 감지해 얼음을 찾은 ‘사기꾼’ 캐릭터 노홍철, 유재석과 박명수의 연합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얼음을 강물에 버려버리는 막무가내식 행동으로 경쟁의 새 틀을 짠 하하, 특유의 우직함으로 얼음을 차곡차곡 모았지만 결국 또 한번 노홍철에게 당하고 만 정준하 등 반복되는 추격전에도 ‘무한도전’ 추격전을 볼 수밖에, 그리고 열광할 수밖에 만드는 요소들은 곳곳에 포진돼 있었다.
거듭된 추격전에 더욱 능숙해지는 노홍철이 내놓는 전략의 분석, 막강한 ‘사기 캐릭터’인 노홍철에 대적하기 위해 합종연횡을 통해 힘을 키우는 다른 멤버들과의 역학 구도를 보는 재미, 추격전을 통해 변주해가는 멤버들의 캐릭터의 묘미가 ‘무한도전’의 추격전을 보는 즐거움이다. 무엇보다도 추격전에서 아슬아슬한 재미를 선사하는데 있어서 여름이라는 계절적인 특성은 더욱 농도를 짙게 한다. 여기에 이번 추격전은 성패에 따라 팥빙수를 시민들에게 선물하는 시간을 마련하며 ‘무한도전’ 특유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특집 확장 재주도 빛이 났다.
‘무한도전’은 오는 16일에는 심리전을 방송한다. ‘해님달님’과 ‘7’ 특집을 통해 추격전 못지않게 시청자들의 열광을 받았던 구성이다. 멤버들간의 수싸움으로 재미를 뽑아내는 전략을 택한 ‘무한도전’의 한여름 안방극장 사냥이 제법 쏠쏠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jmpyo@osen.co.kr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