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세계속으로'가 로마와 바티칸 현지 인터뷰이들의 이름을 유명 축구 선수들의 이름으로 오기한 자막을 내보낸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공분은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지난 9일 방송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반항을 기념한 '천국으로 가는 열쇠, 로마&바티칸' 방송에서 현지 관계자 및 시민들의 이름을 실제 축구 선수들의 이름으로 표기했다.
이들의 이름은 안드레아 피를로, 지오르지오 키엘리니, 잔루이지 부폰, 모르간 데 산치스, 니콜라 레그로탈리에, 다니엘레 갈로파 등 유명 축구 선수들의 이름과 동일했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인터뷰이들의 이름이 축구 선수 이름으로 표기돼 시청자들의 원성을 산 것.

시청자들은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 "외국 방송에서 한국 사람 이름을 박지성, 이영표, 차두리 등으로 해논 것과 같다","시청자를 우롱하는 것이냐", "수신료의 가치가 이정도냐" 등의 거센 비난의 글을 게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KBS는 이날 오후 '걸어서 세계속으로' 공식 홈페이지 내 시청자 소감 코너에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KBS는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며 "8월9일(토) 방송된 '교황방한 특별기획-천국으로 가는 열쇠, 로마&바티칸' 방송 중, 인터뷰 성함 자막이 본명과 다르게 나가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KBS는 이를 제작한 외주제작사에 경위를 파악한 결과, 담당 PD가 현지 취재 중 인터뷰한 분들의 명단이 담긴 메모지를 분실하고 급히 제작을 하느라 이 같은 사고를 빚게 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라며 "해당 프로그램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맞아 긴급 기획해 외주제작사에 맡겨졌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외주제작사는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담당 PD를 즉각 징계조치 하였고, KBS도 해당 외주제작사에 대해 '걸어서 세계 속으로' 제작 금지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KBS는 또한 프로그램 외주제작 검수를 소홀이 한 내부 책임자에 대해서 사규에 따라 적법한 조치를 내릴 방침입니다"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차후에는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명과 사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질타는 이어지고 있다. KBS의 입장대로라면 외주제작사의 실수인데 '현지 취재 인터뷰한 분들의 명단이 담긴 메모지를 분실하고 급히 제작을 하느라' 일어난 이 같은 사고가 일어났다는 사실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시청자들은 '공영 방송에서 어떻게 이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는 지상파 TV 프로그램에서 장난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 외주제작PD는 도대체 시청자를 어떻게 생각했기에 이처럼 황당무계한 일을 버젓이?', '해명도 사과도 부족하다. 외주제작 징계로 끝날 일인가' 하는 식의 반응을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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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