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우완 김병현이 불굴의 첫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김병현은 1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등판해 올들어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 성적은 6이닝동안 3피안타 4볼넷 1사구 2실점. 탈삼진은 6개를 곁들여 올들어 첫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면서 6-3 승리를 이끌었다. 아울러 올해 최다이닝 최다투구까지 소화하는 등 완전한 선발투수의 능력을 과시했다.
첫 걸음만 주춤했다. 1회초 정훈과 박준서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까다로운 손아섭은 볼넷을 허용했고 최준석에게 바깥쪽 직구를 찔러넣다 우중월 선제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그러나 이후는 자신감 넘치는 투구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2회는 가볍게 삼자범퇴. 3회는 선두 하준호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정훈의 번트실패를 유도하면서 무실점으로 막았다. 4회도 삼자범퇴로 영의 행진을 이어갔다. 5회는 장성우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박기혁의 번트실패를 유도했고 정훈의 내야안타로 실점위기에 몰렸지만 박준서를 2루 땅볼로 유도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선두 손아섭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최준석을 삼진으로 솎아냈고 박종윤은 볼넷을 허용했지만 후속 두 타자를 모두 외야뜬공으로 잡아내는 등 위기극복능력을 과시했다. 특히 장성우의 안타성 타구를 중견수 이대형이 걷어내는 수비도움도 받았다.
사사구 5개가 있었지만 올들어 가장 뛰어난 투구였다. 트레이드 직후 불펜에서 뛰었지만 부진해 우려를 낳았던 김병현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김병현은 선발로 전환했지만 6월 10일 한화전에서 3회도 채우지 못하고 7실점 강판했다. 그러나 심기일전해 조금씩 가능성을 보였고 6월 21일 두산과의 잠실경기에서 5이닝 2실점 승리를 따내면서 선발투수로 정착했고 이날 가장 좋은 투구를 펼쳤다.
트레이드 직후 135km도 넘지 못하던 스피드를 끌어올렸고 제구력도 안정감이 높아졌다. 하체강화 훈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다. 특히 이닝소화능력이 5회 정도 밖에 되지 않았으나 이날은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퀄리티형 선발투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최고 스피드는 143km까지 찍었다.
KIA는 김병현의 호투를 앞세워 3연승을 달렸다. 4위 롯데에 3경기차로 추격하면서 4강행의 끈을 놓치 않았다. 김병현의 호투가 가져온 수확물이었다. 특히 무엇보다 최대의 수확은 김병현이 달라진 볼을 던지면서 KIA의 안정된 선발투수로 활약 가능성을 높인 점이었다.
경기후 김병현은 히어로 인터뷰 단상에 올라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오늘 경기를 승리하면 4강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최준석에게 직구를 홈런 맞은 뒤 다음타석부터 칠테면 쳐보라는 마음으로 적극 승부를 벌인 것이 결과가 좋았다. 앞으로 이닝을 늘려가는 것이 목표이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발들이 좋은 모습 보이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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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