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을 맞고, 어깨를 물린다. 미션 상자 3개를 연달아 발견하지만, 전부 빼앗긴다. 주방에도, 식탁 밑에도 몸을 숨기지만 매번 들킨다. 그래도 긴 다리로 뛰어가느라 정신없다.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안타깝지만, 어쩐지 웃기기도 하다. 배우 이광수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208회는 걸 그룹 미쓰에이의 멤버 수지가 출연한 '2014 한류스타 특집 레이스'로 꾸며졌다. 이날 멤버들은 게스트 수지를 중심으로 한 한류수지 팀과 ‘아시아의 프린스’로 불리는 이광수를 중심으로 한 한류기린 팀으로 나뉘어 게임에 임했다.
이날은 이광수의 수난시대였다. 그는 팀의 중심점이었지만 수지와 비교됐다. 열렬한 환대를 받은 수지와 달리 이광수는 시종일관 구박을 당했다. 같은 팀 유재석과 그는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내내 티격태격했다. 경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같은 팀원들에게 따귀를 맞거나, 상대팀 김종국과 송지효에게 물리기도 했다.

불운의 절정은 세 번째 경기에서였다. 멤버들은 SBS 목동사옥에서 핸드프린팅 상자 찾기에 나섰다. 이광수는 연달아 핸드프린트 상자를 손쉽게 찾아냈다. 하지만 상대팀에 금방 빼앗겼다. 그렇게 눈앞에서 놓친 상자만 3개였다. 마지막 상자를 빼앗긴 후 이광수의 망연자실한 표정은 보는 이마저 허탈하게 만들었다.
의외의 선전은 빛났다. 철봉에 매달린 채 훌라후프를 돌리는 경기에서 이광수는 훌륭한 기록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신체 능력에서 우월한 김종국보다 더 좋은 성적이었다. 마지막 경기인 이름표 떼기에서도 이광수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다. 그와 대화를 시도하는 개리를 배신하고 달아나거나, 식탁에 몸을 숨기는 등 몸을 사리지 않은 결과였다.
이광수의 본업은 배우다.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는 투렛 증후군 환자로 분한 이광수를 만날 수 있다. ‘런닝맨’에서의 ‘기린’ 이광수는 온데간데없다. 동시에 예능에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예능인’이다. 어설프고 어수룩한 면모도 있지만 거침없이 망가지고, 그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드라마든, 예능이든 최선을 다하는 이광수. 그가 진짜 ‘아시아의 프린스’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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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