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부진-LG·한화 분전…4강 경쟁 본격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8.11 05: 53

시즌 종료까지 대략 30경기 안팎을 남겨둔 상황이 되면 이제 서서히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구단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올 시즌은 아직까지 누구도 가을야구를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선두경쟁은 삼성이 멀리 치고나가며 정리가 되는 분위기지만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인 4위 자리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10일 현재 4위 롯데는 44승 48패 1무로 승률 5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21경기 롯데의 성적은 7승 14패로 9개 구단 가운데 두산과 공동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주거니 받거니 4위 자리를 번갈아가며 차지했던 롯데와 두산의 동반부진 속에 마지막 한 자리를 노리는 구단들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4위 롯데와 그 아래 팀들간의 격차는 다음과 같다. 5위 LG는 고작 1경기 뒤져있고, 6위 두산은 2.5경기, 7위 KIA는 3경기, 8위 SK는 4.5경기, 9위 한화는 7경기 뒤져 있다. SK까지는 사실상 4위가 사정거리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고 한화도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최근 성적을 보면 잘 드러난다. 한화는 최근 20경기 13승 7패 승률 6할5푼으로 같은 기간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다. LG가 12승 8패로 그 뒤를 따르고, 한창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SK도 에이스 김광현의 활약과 교체 외국인투수 트래비스 밴와트의 활약으로 5할 승부를 벌이고 있다.
반면 롯데와 두산은 7승 14패, 승률 3할3푼3리로 가장 심각하다. KIA도 최근 6연패를 당하는 등 4강 경쟁에서 멀어지나 싶었지만 주말 2연전에서 롯데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2연승을 거둬 8승 13패로 큰 고비는 넘겼다.
4강 경쟁팀들은 현재 누구도 안심할 수 없고, 누구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팀 평균자책점 3위 LG는 탄탄한 마운드의 힘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최하위 한화는 신(新) 필승조를 앞세워 끈끈한 야구를 펼치고 있다. 루크 스캇 항명파문 등 심한 내홍을 겪었던 SK도 최근 팀 분위기를 정비하고 4위 재탈환을 정조준하고 있다. 반면 롯데는 공수 밸런스 부조화, 두산은 선발 붕괴로 고전하고 있는데 문제는 뾰족한 대책조차 없다는 점이다.
 
최하위팀이 승률 4할을 넘기면 그 해 프로야구는 재미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만큼 구단들 간에 전력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뜻이고, 일방적으로 뒤쳐지는 팀도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4위 롯데가 승패마진 -4로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기회는 열려 있다.
역대 4강 싸움이 가장 치열했던 해는 2001년이다. 4위 한화와 5위 KIA는 고작 0.5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게다가 최하위 롯데도 한화에 불과 2경기밖에 뒤지지 않았다. 그 해 한화는 승률 4할7푼3리로 4위를 지켰고, 롯데의 승률은 4할5푼7리였다. 반면 1,2,3위는 멀리 도망갔는데, 삼성(.609)-현대(.558)-두산(.508) 순이었다.
올해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다. 선두 삼성(.678)과 2위 넥센(.596), 3위 NC(.553)는 사실상 4강행을 결정지은 상황이다. 4위 한 자리를 놓고 6개 구단이 치열한 의자 빼앗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롯데의 수성이냐, LG의 반격이냐. 두산의 선수층, KIA의 자존심, SK의 저력, 한화의 절박함도 무시할 수 없다.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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