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ERA 11.57' 윤석민, 시간 많지 않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8.11 05: 52

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 트리플A 구단인 노포크 타이즈에서 뛰고 있는 윤석민(28)이 올 시즌 세 번째 불펜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윤석민은 10일(이하 한국시간) 귀넷 브레이스브스와 가진 원정경기에 불펜투수로 5회 등판, 2⅓이닝을 5피안타 2실점으로 막았다. 볼넷을 2개 내주는 동안 삼진은 1개를 잡았다.
후반기부터 윤석민은 불펜투수로 전향,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렇지만 성적은 썩 좋지 못하다. 불펜 3경기에서 4⅔이닝을 소화, 6자책점을 기록해 평균자책점 11.57을 찍고 있다. 경기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평균자책점만으로 윤석민의 구위나 경기내용을 판단하기에는 완전치 않지만, 피안타율(.476)만 보더라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땅볼/플라이볼(GO/AO) 비율도 불펜에서는 0.50으로 구위가 떨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윤석민은 전반기 선발로 16경기에 나서 3승 7패 평균자책점 5.51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어깨와 팔꿈치 문제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올 시즌 볼티모어는 사실상 트리플A에서 선발투수를 올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윤석민도 팀 사정에 맞춰 후반기에는 불펜으로 전향했다. 현재 선발요원들의 활약, 그리고 트레이드를 통해 볼티모어는 탄탄한 선발진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윤석민은 메이저리그 확장로스터 때 불펜으로 합류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윤석민 측 관계자에 따르면 "9월에는 윤석민이 빅리그 데뷔전을 치를 게 거의 확실시된다"고 한다. 그렇게 된다면 류현진에 이어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빅리그 마운드에 오른 선수가 된다.
윤석민은 계약 내용에 따라 볼티모어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어차피 9월이면 마이너리그 일정이 거의 끝나가기 때문에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다면 빅리그에 승격될 것으로 보인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마운드가 눈앞에 다가온 윤석민, 그렇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 최소한 8월 한 달 동안은 트리플A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줘야만 한다. 그래야 9월 이후 메이저리그 등판 기회라도 가질 수 있고 내년을 기약할 수 있다.
내년 윤석민은 계약내용에 따라 메이저리그 승격이 보장된다. 그렇지만 이 조항은 오히려 윤석민에게 독이 될 수 있는데, 볼티모어 구단이 만약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줄 수 없다고 판단하면 팀에서 내보낼 가능성까지 있다. 볼티모어 지역 언론인 '볼티모어 101'은 10일 윤석민에 대해 "9월 확장로스터 때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비록 트리플A에서 고전하고 있긴 해도 승부가 일찌감치 갈린 경기에 나머지 이닝을 먹어주는 역할은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쇼월터 감독과 왈라스 투수코치가 직접 본다면 그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민은 불펜으로 전향한 후에도 구속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다.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90마일(약 145km) 정도인데, 이는 윤석민의 몸 상태가 한창 좋았던 2011년 슬라이더 구속 수준이다. 단기간에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면 다른 곳에서 본인이 해답을 찾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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