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길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말하는 '봉길매직'과 '진성욱'은 어떨까.
인천은 지난 10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경남과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홈경기서 후반 8분 진성욱의 천금 결승골과 후반 추가시간 이보의 페널티킥 쐐기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기분 좋은 3연승이다. 인천은 울산 현대전 승리를 기점으로 전남 드래곤즈와 경남을 차례로 잡아내며 상승기로에 올라섰다. 올 시즌 첫 2연승의 상승세를 내친김에 3연승까지 이어갔다. 중위권 진입이 눈앞이다. 승점 20점을 기록하며 9위로 도약했다. 비결은 단단해진 공수의 안정감이다. 17경기 10득점 23실점을 기록했던 인천은 3연승 동안 6득점 1실점으로 괄목상대했다. 앞서 17경기서 단 1승에 그쳤던, 9경기 연속 무득점의 빈공에 시달렸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다. 달라도 확 달라졌다.

탈꼴찌가 힘겨웠던, 강등권 탈출이 난망했던 인천이 이젠 아래가 아닌 위를 보고 있다. 인천은 승점 20점을 기록하며 7위 FC 서울(승점 25)과 8위 상주 상무(승점 21)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까마득했던 6위(그룹A 마지노선) 자리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전남 드래곤즈(승점 30)와 격차를 10점으로 줄이며 추격의 사정권에 들어섰다.
'봉길매직'이 부활한 덕분이다. 전반기 잠잠했던 마술봉이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 마술의 주인공은 프로 3년 차 공격수 진성욱(21)이다. 3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3연승의 주역이 됐다. 특히 전남전서 전반 43분 교체 투입돼 천금 동점골을 터트린 데 이어 이날 후반 45분만 뛰고도 결승골과 함께 쐐기골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원맨쇼를 펼쳤다.
김봉길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경기 전 "진성욱은 풀타임을 뛰기에는 아직 체력이 부족하다. 우리 팀에서 현재 컨디션이 가장 좋고,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전남전처럼 후반에 들어가 활약을 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던 김 감독이다. 거짓말처럼 전남전과 똑같은 시나리오가 반복됐다. 상대의 체력이 떨어진 틈을 타 그라운드를 밟은 진성욱은 빠른 스피드로 2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수장의 기대에 200% 보답했다.
김봉길 감독은 "진성욱은 대건고를 졸업할 때 상당한 기대를 받았지만 프로의 벽이 좀 있었다. 기량은 뛰어났지만 근성이 부족했다"면서도 "지난 2년간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근성이 뛰어난 프로 선수가 됐다.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봉길매직이 그냥 나오는 것은 아니다.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김 감독은 "우리와 상대에 대한 분석을 많이 한다. 우리의 장점을 어떻게 녹여야 할지, 어떤 선수를 먼저 내보내야 할지, 몇 번씩 되짚어본다"면서 봉길매직의 비결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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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