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에 불고 있는 '웨이트 바람'이 신인들에게도 퍼졌다.
지난 10일 목동구장 1루 홈 덕아웃.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신인 내야수 김하성(19)과 임병욱(19)의 이야기 주제가 갑자기 한 곳에 멈췄다. 임병욱이 "나 몸 좀 키워야 되는데"라고 말하면서부터였다. 김하성은 "나도 나도"라며 격하게 공감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 1군 선배들을 따라다니며 몸을 키워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했다. 그는 "여기(1군)에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체력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선배들이 하시는 걸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욱은 조금 더 일찍 몸을 키울 필요를 느꼈다. 그는 "저희 학교(덕수고)는 계속 결승전까지 올라갔기 때문에 다른 학교들보다 경기를 더 많이 했다. 지난해 청룡기 결승하고 일주일 만에 대통령배를 갔는데 다들 너무 지쳐서 첫 경기에서 바로 졌다. 확실히 체력을 갖춰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175cm 68kg로 입단한 김하성은 이지풍 트레이닝코치가 짜준 훈련표 대로 웨이트를 하고 식단을 조절하면서 약 10개월 만에 77kg까지 불렸다. 85kg가 될 때까지 8kg를 더 찌우는 게 목표다. 임병욱은 시즌초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많은 훈련을 하지 못했다. 현재 186cm에 84kg인 그는 "94kg가 될 때까지 10kg를 찌우겠다"고 선언했다.
넥센은 최근 2~3년간 선수들 사이에서 웨이트 열풍이 불었다. 2010년부터 트레이닝 파트를 맡은 이지풍 코치가 계속 체력의 중요성을 선수들에게 설득시켰고 하나둘씩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웨이트를 하기 시작했다. 넥센의 새내기들 역시 선배들을 보고 배우면서 강한 체력에 대한 의욕을 갖춰가는 모습이다.
김하성과 임병욱은 넥센 내야의 미래로 꼽히는 자원들이다. 두 선수는 2군에서 경험을 쌓고 있는 동기 임동휘까지 나란히 내야를 가득 채울 날을 꿈꾸며 자신들의 할 일을 찾아나가고 있다. 아직은 왜소한 두 꼬꼬마 선수들이 몸도 마음도 듬직한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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