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깜짝 반전이 시작됐다. 그 중심에 '필승조 3인방' 안영명-박정진-윤규진이 자리하고 있다.
한화는 전반기 막판부터 무서운 기세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청주 넥센전을 시작으로 최근 20경기에서 13승7패로 승률 6할5푼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삼성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어느덧 시즌 승률도 4할 회복. 이처럼 한화가 확 달라진 데에는 9개팀 최고 수준의 '필승맨 3인방' 안영명(30) 박정진(39) 윤규진(30) 공이 절대적이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불펜이 안정되니 경기가 된다. 안영명·박정진·윤규진이 잘 해주고 있어 5~6회만 막으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한화는 최근 20경기에서 7회까지 리드한 9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종전 71경기에서 7회 리드시 패배가 8경기나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키는 야구가 가능해진 것이다.

최근 20경기에서 필승맨 3인방은 한화가 이기는 경기마다 꼬박꼬박 출근 도장을 찍었다. 한화의 13승에는 모두 그들이 마운드에 올랐다. 특히 3명 모두 등판한 6경기에서 승리했고, 3명 중 2명이 등판한 5경기에서도 이겼다. 윤규진 홀로 나와 3이닝 세이브를 거둔 2경기에서도 역시 승리. 지난달 24일 대전 NC전에서 안영명이 나오고도 진 것이 유일한 패배였다.
개인별로 봐도 뛰어나다. 안영명은 팀의 20경기 중 12경기에 구원으로 나와 3승5홀드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1.31의 짠물 투구를 하고 있다. 투수 최고참 박정진도 11경기에 등판해 5세이브1홀드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3.86으로 수준급이다. 윤규진 역시 9경기 2승3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3.29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최근 20경기에서 3명의 도합 성적은 5승7홀드8세이브 평균자책점 2.47. 피안타율은 2할1푼1리에 불과하며 9이닝당 볼넷도 2.68개밖에 되지 않는다. 9이닝당 탈삼진은 8.45개. 안영명(6.53개) 박정진(7.71개) 윤규진(11.85개) 모두 위기에서 탈삼진으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한화가 최근 20경기에서 거둔 13승 중에서 그들이 빠진 경기는 없었다. 이 기간 한화는 1점차 승리만 5번이나 있었고, 2점차 승리도 3번이나 된다. 2점차 이내 타이트한 승부를 밀리지 않은 것은 안영명-박정진-윤규진의 활약이 크다. 리그 전체 불펜 수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9개팀 최고 수준이라 할 만하다.
사실 필승조 3인방이 구축되기까지 한화는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시즌 초반 더블 스토퍼로 기대한 송창식과 김혁민이 모두 부진에 빠졌고, 신인 최영환이 마무리를 맡을 정도로 자원 부족에 시달리며 역전패를 밥먹 듯했다. 군제대 후 첫 시즌이었던 안영명·윤규진은 실전감각을 찾느라 적응기를 보냈고, 박정진도 슬로스타터답게 시즌 초반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7월을 기점으로 확실한 필승조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세 선수 모두 누구보다 성실하고 자기관리에도 철저하다. 팀 사정상 기형적인 기용법도 있었지만 책임감을 갖고 솔선수범하고 있어 담당코치로서 고맙다"고 말했다. 박정진도 "우리 필승조가 철벽 수준은 아니라도 이기는 경기가 점점 많아지니 책임감이 생긴다"고 웃었다. 비록 팀 순위는 여전히 최하위에 있지만 필승조만 보면 한화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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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명-박정진-윤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