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선수 이구동성, "커쇼, MVP 자격 충분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8.11 18: 29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26)는 사이영상과 함께 MVP까지 받을 수 있을까. 다저스 선수들은 커쇼를 '진짜 MVP'로 인정하고 나섰다.
커쇼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전에 선발등판, 8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며 다저스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11연승으로 시즌 14승(2패)째를 거두며 이 부문 내셔널리그 공동 1위로 올라선 커쇼는 평균자책점도 1.78로 낮추며 역시 1위를 굳건히 했다. 호주 개막전 등판 이후 등 근육통으로 한 달 가량 공백기가 있었지만 믿기지 않는 페이스로 승수를 쌓아 사이영상 2연패 가능성도 높였다.
나아가 시즌 MVP 대세론까지 힘을 받고 있다. 내셔널리그에서 사이영상과 MVP를 동시 수상한 것은 196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밥 깁슨이 마지막으로 만약 커쇼가 사이영상과 MVP를 동시 석권한다면 내셔널리그 46년만의 일이 된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2011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저스틴 벌랜더가 동시에 수상한 바 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지 'LA타임스'에서도 이날 커쇼의 MVP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LA타임스는 'MVP 레이스 선두주자였던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가 손 부상으로 남은 시즌 뛸 수 없는 가운데 지난 시즌 MVP 앤드루 매커친(피츠버그)도 옆구리 부상으로 복귀가 불투명하다. 트로이 툴로위츠키(콜로라도) 역시 엉덩이 부상 탓에 3주째 뛰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LA타임스는 'OPS 4위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이 내셔널리그 홈런과 득점에서 1위에 올라있지만 그는 마이애미에서 뛰고 있다'며 약체인 소속팀의 핸디캡을 지적했고,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에 대해서도 'OPS 5위에 올라있지만 커쇼보다 팀 내 공헌도가 높을까'라고 꼬집었다.
커쇼와 다저스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는 잭 그레인키는 "내 생각에 MVP는 야수가 받는 게 맞다. 최고의 야수가 최고의 투수보다 MVP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우리팀에서 가장 가치있는 선수를 꼽는다면 난 커쇼라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1루수 애드리안 곤살레스 역시 201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과 MVP를 석권한 벌랜더의 성적을 예로 들며 "커쇼가 그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고 있다. 야수들의 성적이 막상막하라면 가장 압도적인 투수에게 상을 주는 것이 맞다. 내 관점에서 커쇼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이었던 지난 1986년 뉴욕 양키스에서 맹활약했으나 보스턴 레드삭스 투수 로저 클레멘스에 밀려 MVP를 놓친 바 있는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그때는 투수에게 MVP를 주는 것이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 커쇼를 보고 있으면 왜 투수가 MVP를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커쇼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정작 커쇼 본인은 MVP론에 조심스럽다. 그는 "특급 야수들이 이렇게 줄부상을 당하는 건 기이한 일"이라며 "만약 사람들이 투수를 최고 선수라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야수가 MVP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기세라면 커쇼의 MVP론이 점점 대세가 될 듯하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