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26)가 전설의 파이어볼러 랜디 존슨(51) 이후 최고의 좌완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 기세라면 사이영상-MVP 동시 석권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예상도 나오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26세 커쇼는 3번째 사이영상 가능성이 보인다'며 그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마이크 바우먼 기자는 '커쇼는 최근 13경기에서 11승무패를 거뒀고, 다저스는 13승 전승을 거뒀다. 이 기간 커쇼의 평균자책점 1.16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커쇼는 6~7월 두 달 연속 내셔널리그 이 달의 투수상을 받았다. 오는 11월에도 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겠지만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이 매우 높고, 26세 나이에 최근 4년 사이 3번째 사이영상 수상이 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지만 커쇼의 사이영상 수상을 기정 사실화하는 모습이다.

MLB.com은 '커쇼는 14승2패 평균자책점 1.78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83보다 더 낮은 것으로 믿기 어려운 수치'라며 '지금 이 시점에서 커쇼는 랜디 존슨 이후 최고의 좌완 투수이자 선발투수다. 만약 그가 지금 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차지한다면 커쇼는 사이영상과 함께 내셔널리그 MVP까지 차지해야만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랜디 존슨은 메이저리그 최정상 좌완 파이어볼러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1988년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데뷔한 그는 시애틀 매리너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등을 거치며 2009년 은퇴하기까지 22시즌 통산 618경기 303승166패 평균자책점 3.29 탈삼진 4875개로 어마어마한 기록을 남겼다. 다승왕 1회, 평균자책점 1위 4회, 탈삼진 1위 9회, 올스타 10회. 역대 메이저리그 통산 탈삼진 2위로 9이닝당 탈삼진 10.61개는 역대 1위 기록이다.
지난 1995년 시애틀 시절 첫 사이영상을 수상한 존슨은 애리조나 시절이었던 1999~2002년 4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 기간 4년 연속 탈삼진 1위를 차지하며 평균자책점 1위도 3번이나 차지했다. 2002년에는 개인 최다 24승도 올렸다.
존슨은 208cm 큰 신장에서 내리꽂는 최고 160km대 강속구는 공포의 존재였다. 데뷔 초에는 불안한 제구로 인해 애먹었지만 컨트롤을 잡은 30대 이후로는 언터쳐블이 됐다. 강속구와 슬라이더의 조합은 알고도 치기 어려운 마구였다. 존슨의 은퇴를 전후로 메이저리그에서는 그처럼 강력한 좌완 투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커쇼가 2011년 첫 수상하기 전까지 8년 동안 존슨 이후 사이영상 수상자가 모두 우완 투수들이었다.
커쇼는 시즌 초반 등 근육통으로 6주 동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복귀와 함께 무서운 속도로 승수를 쌓아나가며 평균자책점을 끝없이 낮추고 있다. 지난해 못지 않게 리그를 지배하고 나선 것이다. 압도적인 투구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존슨의 진가였다. 커쇼도 존슨처럼 꾸준히 압도적 투구를 펼치고 있다. 커쇼의 괴력은 마치 '빅유닛의 재림'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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