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홈런 군단' 삼성이 최초로 통산 팀 3900홈런 고지를 돌파했다.
삼성은 지난 11일 목동 넥센전에서 1회 이승엽의 투런 홈런으로 팀 통산 3900홈런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사상 첫 3900홈런 등정 순간. 8회 최형우의 투런 홈런까지 터진 삼성은 1982년 원년부터 이날까지 33시즌 통산 4016경기에서 3901홈런을 쏘아올렸다. 해태-KIA(3380개) 빙그레-한화(3216개)가 뒤쫓고 있지만 삼성이 워낙 독보적이다.
삼성은 팀 홈런 1위만 가장 많은 10차례나 차지했다. 홈런왕 배출도 12차례로 최다. 원년 홈런왕 이만수를 필두로 김성래·이승엽·심정수·최형우 등 삼성 소속 홈런왕도 5명으로 최다를 기록 중이다. 2003년에는 역대 한 시즌 최다 213홈런을 폭발했으며 그해 삼성 소속 이승엽이 기록한 56홈런은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으로 남아있다.

삼성의 3900홈런에서 최고로 공헌한 선수는 예상대로 이승엽이다. 공교롭게도 3900홈런을 직접 장식한 이승엽은 8년간 일본에서 활약한 공백에도 불구하고 삼성에서 12시즌을 뛰며 통산 383홈런을 폭발시켰다. 역대 최다 홈런왕 5차례 포함 역대 통산 홈런 1위에 빛나는 이승엽은 홀로 역대 삼성 팀 홈런의 9.8%를 차지해 위상을 실감케 한다.
이승엽에 이어 양준혁이 2위로 뒤를 잇고 있다. 통산 351홈런으로 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양준혁은 1999년 해태, 2000~2001년 LG에서 3년 동안 친 61개의 홈런을 제외하면 삼성에서 15시즌을 뛰며 290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왕에는 한 번도 오르지 못했지만 꾸준하게 담장을 넘겼다. 30홈런 이상 두 시즌 포함 20홈런 이상만 8시즌.
이승엽-양준혁 다음이 바로 프로 초창기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이만수 SK 감독이다. 프로야구 초창기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 명성을 떨친 이만수는 삼성에서 원년부터 1997년까지 16시즌을 뛰며 통산 252홈런을 쳤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 포지션에도 1983~1985년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4위는 현역으로 뛰고 있는 최형우. 삼성 입단 후 방출과 군목무 그리고 재입단의 우여곡절을 겪은 그는 2008년부터 풀타임 1군 선수가 됐다. 2011년 30개의 아치로 홈런왕을 차지하는 등 7시즌 동안 162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4번타자 힘을 보여줬다. 삼성맨으로 남는다면 더 높은 기록도 기대할 수 있다.
5위는 현재 삼성 타격코치로 있는 김한수. 현역 시절 '소리 없이 강한 남자'로 유명했던 김한수는 철통 같은 3루 핫코너 수비 만큼 일발 장타력도 좋았다. 1994~2007년 14년 통산 149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20홈런 시즌은 없었지만 두 자릿수 홈런만 8시즌으로 6번 이하 타순에서 결정력을 발휘했다.
이어 진갑용(144개) 박석민(133개) 김성래(122개) 이종두(105개) 마해영(101개) 박한이(100개)가 세 자릿수 홈런을 치며 6~1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성래는 두 차례 홈런왕을 거머쥐었고, 마해영은 삼성에서 단 3년만 뛰고도 100홈런을 넘겼다. 진갑용·박석민·박한이는 아직 현역 선수. 삼성 유니폼을 입고서 세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11명이나 되는 것도 삼성 뿐이라는 것에서 그 위엄이 드러난다.
한편 외국인 타자로는 1999년 40홈런을 치고, 2000년 전반기까지 20개를 터뜨리며 총 60개의 홈런을 때린 찰스 스미스가 삼성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기록을 갖고 있다. 2002~2003년 틸슨 브리또가 55개로 뒤를 잇고 있다. 올해 23홈런을 터뜨린 야마이코 나바로가 롱런한다면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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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양준혁-이만수-최형우-김한수(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