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2위' 공포의 한화, 태풍의 눈 급부상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8.12 06: 01

한화가 후반기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 최하위라고 얕보다가는 큰 코 다친다. 이제는 공포의 팀으로 거듭났다.
한화가 또 3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지난 6일 청주 삼성전에서 연장 10회 끝내기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9·11일 잠실 LG전에서는 투수들을 앞세운 짠물 야구로 3연승을 달렸다. 1위 삼성과 후반기 기세가 좋은 5위 LG가 모두 한화에 덜미를 잡히며 주춤했다. 고춧가루 그 이상의 매서움을 발휘하고 있다.
한화는 후반기 개막 후에만 두 번의 3연승 포함 9승6패로 승률 6할을 기록 중이다.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1위 삼성(13승2패·.867)에 이어 리그 2위. 시즌 전체 승률도 어느덧 4할7리까지 끌어올리며 8위 SK에 1.5경기차로 따라붙었다. 탈꼴찌는 물론 4위 롯데와 격차도 6.5경기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한화가 후반기 달라진 데에는 마운드의 안정이 절대적이다. 몇몇 경기에서 대량 실점으로 인해 팀 평균자책점은 높지만 중후반까지 리드한 경기는 놓치지 않았다. 5회 리드시 5연승, 7회 리드시 8연승으로 후반기 무적 행진이다. 1점차 승리가 4경기, 2점차 승리가 3경기로 접전에서 유달리 강했다.
안영명-박정진-윤규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3인방 활약이 결정적이다. 후반기 3명의 투수 중 2명 이상 등판한 7경기를 모두 이겼다. 윤규진은 홀로 나온 2경기에서 3이닝 세이브로 확실하게 책임졌다. 불펜에서 승부가 뒤집어지는 역전패가 사라지며 팀 전체에 안정감이 생겼다. 지키는 야구가 되는 것이다.
베테랑 포수 조인성의 가세도 크다. 조인성은 후반기 13경기에서 31타수 11안타 타율 3할5푼5리 3홈런 12타점으로 순도 100% 활약을 하고 있다. 찬스마다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며 하위 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유의 앉아쏴로 후반기 도루저지율 3할5푼7리를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힘을 실어준다.
홈런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전반기 77경기에서 팀 홈런 53개로 경기당 평균 0.69개에 그쳤지만 후반기 15경기에서 17개로 경기당 평균 1.13개로 증가했다. 펠릭스 피에의 만루 홈런 하나에 스리런 홈런만 5개나 터졌다. 결승 홈런만 3개. 승부처에서 홈런으로 분위기를 가져오는 한화 야구가 살아났다.
뒤늦게나마 투타 조화가 이뤄진 한화는 잔여 36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4강 진출은 쉽지 않지만, 탈꼴찌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한화를 상대하는 팀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어졌다. 당장 이번주 두산과 롯데가 차례로 한화와 만난다.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한화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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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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