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가 만점' 해결사 피에 홈런은 급이 다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8.12 06: 10

홈런이라고 해서 다 같은 홈런이 아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치느냐에 따라 홈런에도 급이 매겨진다. 홈런의 영양가를 따질 때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순도를 자랑하는 이가 바로 한화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29)일 것이다.
피에는 지난 11일 잠실 LG전에서 1회 1사 만루에서 신정락을 상대로 비거리 120m 우월 만루 홈런을 폭발시켰다. 시즌 12호 홈런. 한화는 병살타 4개를 치고도 1회 터진 피에의 선제 만루 홈런으로 얻은 4점을 끝까지 지키며 4-2로 승리했다. 한화는 피에가 홈런을 친 12경기에서 6승6패로 승률 5할이다.
지난달 31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피에는 6-5로 리드한 8회 2사 1·2루에서 마정길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당시 18타석 연속 무안타 긴 침묵을 깨고 결정적인 순간 큰 것 한 방을 치며 해결사로서 존재감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올해 피에의 홈런 일지를 살펴보면 얼마나 영양가가 높았는지 알 수 있다. 시즌 1호 홈런은 지난 4월20일 대전 LG전이었는데 5-4로 리드한 5회 쐐기 투런 홈런을 터뜨렸고, 4월23일 대전 두산전에서 5-5 동점으로 맞선 7회 리드하는 솔로 홈런을 때렸다.
5월17일 대전 SK전에서 6회 역전 만루 홈런을 폭발시켰고, 6월10일 광주 KIA전에서는 8회 동점 투런 홈런으로 대역전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달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2-1로 리드한 3회 쐐기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어 후반기 첫 경기였던 지난달 22일 대전 NC전에서는 5-6으로 뒤진 7회 역전 투런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고, 24일 대전 NC전에서도 4-6으로 뒤진 2회 동점 투런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이어 31일 목동 넥센전 쐐기 스리런 홈런과 11일 LG전 선제 만루 홈런까지 영양가 만점 홈런만 친다.
올해 피에는 홈런 12개 중에서 10개를 2점차 이내 접전 상황에서 쳤다. 그 중에는 1점차 및 동점 상황에서 기록한 것이 7개에 달한다.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홈런만 골라서 친 것이다. 홈런 숫자는 12개로 많지 않지만 하나 같이 중요한 상화에서 나온 클러치홈런이라 피에의 해결사 능력이 돋보인다.
6월까지 64경기에서 홈런 5개에 그친 피에는 7월 이후 23경기에서 7홈런으로 거포 본능을 과시하고 있다. 유일하게 아쉬웠던 장타력까지 보여주고 있는 것. 공수주 삼박자에 결정적인 홈런을 앞세운 스타성까지, 어디 하나 모자람 없는 피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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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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