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처세왕'의 미덕, 재발견 배우 집합소[종영③]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8.12 07: 07

주인공인 서인국을 제외하면 예상 가능한 캐스팅은 아니었다. 사실 좀 낯설었다. 그런데 이 낯선 조합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었다. tvN 월화드라마 ‘고교처세왕’(극본 양희승 조성희 연출 유제원)의 배우들은 주·조연을 막론하고 마치 하나의 유기체인 양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다 했다. 자신의 배역에 맡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이 드라마는 코믹한 ‘오피스 활극’을 매력 있게 완성 시킬 수 있었다.
특히 드라마를 끌어갔던 것은 통통 튀는 젊은 배우들. 전반적으로 비교적 연령대가 낮았던 이 드라마의 배우들은 드라마의 분위기를 한 층 밝고 트렌디하게 만들어줬고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배우로서 스스로 가진 매력과 자질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었다. 재발견된 ‘고교처세왕’ 젊은 배우들의 활약상을 정리해봤다.
1. 서인국_ 이젠 정말 믿고 본다

서인국은 이제 정말 믿고 보는 20대 남자 배우 반열에 올랐다. 과거 tvN ‘응답하라 1997’에서 의외의 연기력을 보여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동시에 ‘블루칩’으로 떠올랐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자질과 재능을 다시 한 번 선보였다. 능청스러운 말투, 진짜 고등학생인 듯 툭툭 거리는 행동 하나하나가 자연스러웠다. 뿐만 아니라 고등학생이면서도 움츠러드는 모습 없이 능청스럽고 저돌적이게 여주인공 정수영(이하나 분)게 다가가는 이민국(서인국 분)의 모습은 많은 여성 시청자들을 이민석에게 열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연기력에서도 시청자들의 사랑, 화제성의 면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은 서인국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2. 이하나_공백이 뭔가요?
영화 ‘알투비:리턴투 베이스’(2012) 이후 약 2년간 공백 기간을 가졌던 이하나는 이 드라마로 깜짝 컴백했다. 놀라웠던 것은 그가 맡은 정수영의 캐릭터. 흔한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과 처음부터 달랐던 정수영은 안경을 쓴 채 어리바리함을 마구 발휘하며 사랑스러움 가득한 매력을 발산했다. 이하나가 연기한 정수영의 특징은 예뻐 보이려 하지 않는데도 예쁘다는 점. 그는 목을 쭉 내민 걸음걸이와 어눌한 말투 등으로 정수영의 성격을 표현했고, 이처럼 구체적이고도 섬세한 연기력은 시청자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그로 인해 이하나의 인기는 다시 급상승, 최근 화제가 됐던 ‘노다메 칸타빌레’ 한국판의 여주인공에 어울리는 여주인공으로 엉뚱하게 언급되기도 하며 이를 증명했다.
3. 이수혁_본부장님도 잘해요
‘고교처세왕’은 로맨틱 코미디 안에서 이수혁의 가능성을 재발견하게 해 준 드라마다. 유명 모델 출신인 이수혁은 평범한 배우들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마스크를 가지고 있어 로맨틱 코미디 속 캐릭터보다는 신비로운 이미지에 어울릴만한 역할을 자주 맡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아픈 가정사로 인해 속앓이를 하는 ‘차도남’ 유진우 본부장으로 변신해 여성 시청자들의 모성애를 자극했다. 사실 초반에는 두 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며 잠시 미움을 받기도 했던 유진우 캐릭터는 시간이 지날수록 초반의 날카로움이 사라진 채 훈훈하게 변모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수혁은 이처럼 변화하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그리며 연기자로서 자신의 가능성을 한 층 더 드러내 보였다.
4. 이열음_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 같은 생생함
신인 연기자인 이열음은 마치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 같은 생생함으로 ‘이민석 껌딱지’ 정유아 역을 완벽하게 해냈다. 정유아는 이민석을 ‘서방’이라 부르는 당찬 여고생. 비록 언니 정수영이 이민석과 사랑에 빠지며 오랫동안 해 왔던 짝사랑을 정리해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하지만, 그 시간 이후 주인공 커플을 누구보다 응원하고 지지하는 인물로 변신해 극을 이끌었다. ‘고교처세왕’에서 보여준 신세대 여학생의 전형 때문인지 그를 향한 관심은 네티즌 사이에서 더 뜨거워지고 있는 추세다.
5. 그 밖의 배우들
'고교처세왕'은 살아있는 연기력으로 뒷받침해 준 조연 연기자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민석의 아버지 역을 맡은 오광록부터 치매 걸린 할아버지 역할을 너무도 완벽하게 그려낸 권성덕, 성격 급한 컴포의 이사 역 김원해와 이민석의 뒤치다꺼리로 좀처럼 맘 편할 날이 없는 김팀장 역할을 디테일하면서도 코믹하게 그려낸 조한철, 티격태격 사랑을 꽃피웠던 컴포 식구들, 누구보다 자유롭고 사실적인 언어 사용으로 실제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연기를 완성해 낸 강기영과 이태환 등 조연 배우들은 자신의 역할을 200% 이상 소화해 내며 주인공 4사람의 연기가 더욱 돋보일 수 있게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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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처세왕'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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