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인국, 명실상부한 20대 남자배우계의 단비다.
서인국은 지난 11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고교처세왕'(극본 양희승, 조성희 연출 유제원)을 통해 배우로서의 그 잠재력을 다시한 번 과시하며 한 단계 올라섰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사랑비', '주군의 태양', 영화 '노브레싱' 등을 통해 이미 '타고난' 연기자임을 인정한 그는 재능을 바탕으로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는 모양새다.
'고교처세왕'은 18세 본부장 님의 아슬아슬 이중생활을 그린 드라마. 서인국은 형의 부탁으로 고등학생 신분으로 한 회사의 본부장 행세를 하는 이민석 역을 맡아 1인 2역이라는 쉽지 않은 연기는 물론, 코믹에서 진지함을 넘나드는 스펙트럼 넓은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가 '고교처세왕'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 기간은 3개월 57일. 서인국은 단연 tvN 월화드라마를 살린 주역이 됐다.
서인국은 자칫 판타지스럽거나 장난스럽게 느껴질 수 있던 부분인, 민석의 본부장 행세를 코믹하면서도 리얼하게 빚어내 방송 초반 이 드라마의 시청자 유입을 이끌었다. 회사 생활, 그것도 임원 생활을 해본 적 없는 고등학생 이민석의 좌충우돌 오피스 생활에서 나오는 유연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연기에 많은 이들이 '신통 방통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루하루 늘어가는 눈치로 능글맞게 회사 생활을 이어가는 서인국의 모습은 그간 진지한 면을 많이 보여줬던 것과는 차별되는 색다른 면모였다. 특히 '응답하라 1997'에 이은 또 한 번의 교복 연기였지만, 아무도 '응답하라 1997'의 윤윤재를 떠올리지 않았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반대로 이민석의 형 이형석, 즉 1인 2역 연기를 펼칠 때 서인국은 진지했고 냉철했다. 민석을 통해 장난기 넘치는 유쾌 발랄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아버지의 죽음을 복수하려는 형석의 모습으로 분해서는 냉철한 모습으로 반전을 꾀했다.
더불어 주목할 만한 부분은 그의 로맨스 연기였다. 이미 그간의 작품들을 통해 멜로 연기에 갖고 있는 남다른 '감'을 보여준 그는 연상녀 이하나와의 로맨스 연기에서 이른바 '심쿵 유발자'가 됐다.
철없는 고등학생으로 순수하고 장난기 많은 아이같다가도 한 순간 박력있고 저돌적인 상남자로 변했다. 여기에 남모르게 사랑하는 이를 배려하고 챙겨주는 어른스러운 모습까지. 남자 팔색조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이 드라마로 드라마, CF, 영화 등 다방면에서 주가를 높인 서인국에게 이제 더 많은 것을 기대해 볼 수도 있겠다. 단순 영역-범위 확장을 넘어 보다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할 그의 변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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