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아의 10가지 고백, 이대로 마무리? 또 다른 시작?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08.12 16: 26

이것은 또 다른 시작일까.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듯 했던 서태지-이지아의 이혼 및 관련 스캔들이 이지아의 본격 '커밍아웃'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그가 지난 11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에서 결혼 생활과 이혼, 이후의 일상에 대해 심경을 솔직하게 밝히면서 '이지아 버전'의 스토리가 어느 정도 완성이 됐기 때문.
시청자들은 어느 정도 퍼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이지아가 보여준 침착하고 갸날퍼보이는 모습은 오히려 호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오랜 세월 베일에 쌓여있던 그였던만큼, 언젠가 한번은 겪고 넘어가야 했던 일. 예상보다 훨씬 더 몰입도가 높았던 이야기들은 나름의 흥미로운 팩트도 확인, 혹은 재확인했다.
시청자들은 그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16살의 나이에 23살이던 서태지를 처음 만나 7년(언제부터인지는 불분명)간 가족들과 연락을 끊었으며, 서태지가 자신에게 정상적인 삶을 원하지 않았다는 부분을 알 수 있었다. 또 철저히 혼자였다는 고백을 통해 (본의든 아니든) 서태지는 아내를 외롭게 '방치'한 나쁜 남자가 되기도 했다.
이지아 스스로도 말했듯 '서태지와 엮인 얘기'를 이지아 일방의 고백으로 다뤄진 터라, 서태지에게는 억울한 측면도 없진 않았을 터. 이지아가 한번 '시원하게' 뚫어준만큼 이대로 마무리 국면이 될 것인지, 향후 또 다른 루머의 시작 혹은 정정 절차가 필요한 사안으로 번지게 될 것인지는 두고봐야 할 듯 하다.
다음은 이지아가 '시원하게' 말한 10가지 심경고백 혹은 팩트들이다.
1. 16살에 처음 만났다? : (맞다) 그때는 다 큰줄 알았는데 학생들 보면 깜짝 놀라곤 한다. 나 혼자만의 얘기가 아니어서 조심스러운데, 알려진 것처럼 열렬한 팬이라서 콘서트 따라다니고 하진 않았다. 사실 그 당시에 팬이 아니었던 아이가 어디 있었겠나. LA에서 한인 위문 공연이 있었는데 난 유학 중이었다. 공연을 보러가서 만나게 됐다.
 
2. 결혼 생활은 어땠나 : 머리카락 하나까지 감춰지는 생활이었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도 다 자유롭지 않았다. 힘들기도 했고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았다. 내가 선택한 사랑은 산에서 내려온 다람쥐한테도 들켜선 안되는 것이었다. 그때는 정말 더이상 혼자일 수 없이 혼자였다. 한 명만 알아도 금방 소문이 되니까. 내가 한 선택이 독이 되는 구나 알게 됐을땐 이미 너무 멀리 갔을 때였다.
3. 가족이랑 연락은 했나 : 큰 불효를 저질렀다. 가족과도 연락을 안했다. 나만의 얘기가 아닌 부분들은 얘기 하는 것이 제가 해선 안될 부분이 있다. 제 얘기가 끊어진 다리 같을 텐데 속시원히 얘기 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 가족들과 다시 만난 건 7년 후였다. 정상적이지 않은 삶을 살기로 선택한 건 그 분이 그렇게 해주기를 원했기 때문이었고, 나는 그게 내 사랑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어렸으니까.
 
4. 그렇게 좋았나 : 로미오와 줄리엣이 한살만 더 많았어도 그런 비극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의 어려움이 아니었다.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갈망은 있다.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매일 생각하진 않았다. 미숙할때의 선택 치고는 대가가 컸다고 생각한다. 같은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다.
5. 왜 연예인이 되려 했나 : 연기하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채워넣는 느낌이 들었다. 한 감정만 갖고 지내온 세월에 대한 반대급부 같았다.
6. 왕따설도 있었다 : 카메라를 벗어나서 누군가 나에 대해 물으면 안절부절 못했다. 거짓말 하기 싫어서 피했다. 쓰윽 다른 데 가야 하니까 '쟤 왜 저래' 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회식 자리에 가서 밥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게 와전되면서 다른 사람이 돼있더라. 내가 내 이름도 말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그런 기분이었다. 마음 졸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마음 한구석이 병드는 것 같았다.
7. 정우성과는 어떻게 된건가 : 그때도 촬영하면서 혼자였던 때였는데, 너무 아무렇지 않게 손 내밀고 대해주셨던 거 같다. 처음부터 남녀로 호감 간 건 아니지만 8개월 드라마 촬영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졌다. 파리에 가서 데이트 다운 데이트를 처음 해봤다.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서태지에 대해)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얘기를 힘들게 했는데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나도 15년동안 여자친구가 있었어, 그래서 뭐? 라고 해줘서 감동 받았다.
8. 그리고 이후에 이혼 보도가 났다 : 아직도 기억난다. 친한 언니랑 식사하고 있다가 전화를 받았는데, 제가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극한 감정이었다. 손이 떨리고,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이 났다. 그 타이밍에 그런 식으로 나오리라고는 상상 못했다. 그것을 숨기기 위해서 했던 노력들이 있는데, 밝혀졌을 때 정말 내가 그냥 죽는 건 줄 알았다.
9. 그런데 소송이 취하됐다 : 남녀의 일이라, 빨리 처리하고 싶었고, 그럴 줄 알았는데 오래 지속이 되면서 나도 더 이상 둘만의 문제가 아닌 게 되고 알려졌을 때에는 우리 부모님을 비롯해서 너무 많은 상처를 받는 일이 됐다. 동네 사람들 다 보는데 머리채 잡고 싸울 수 없지 않나. 그래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
10. 이후에 어떻게 지냈나 : 열흘 동안 벽만 보고 살았다. 그 시간 동안 뭐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밥도 못먹고. 이후 4개월간 집밖에 안나왔다. 그런데 슬픈 건, 그게 익숙하더라. 그러다 어느날 이상한 꿈을 꿨다. 잠시 잠들었는데 유체이탈 같은 걸 했다. 쓰러져 움직이지 못하는데, 그 답답함. 사람들이 날 보지 못하는 거다. 그러다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밖에 나와보니 사람들이 즐겁게 살고 있더라. 인터넷만 보면 다들 나를 보는 것 같았는데 막상 나와보니 다들 잘 살고 있었다. 억울함의 최고봉이었다. 난 이걸 감추기 위해서 정말 이상한 사람 취급받고 살아왔는데, 너무 허무했다.
앞서 이지아는 2011년4월30일 서태지를 상대로 한 55억원대의 위자료 청구-재산분할 소송을 취하했다. 당시 양측 설명에 따르면 두 사람은 1993년 미국에서 지인의 소개로 만났으며, 이후 편지와 전화 등으로 호감을 갖게 됐다. 서태지가 1996년 은퇴 후 미국으로 건너가 이지아가 영어 등을 가르쳐주면서 관계가 깊어졌고, 1997년 혼인신고를 한 후 애틀란타 등에서 결혼 생활을 했다.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긴 건 2000년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서태지는 결혼 2년7개월만에 이지아와 별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지아는 서태지가 2000년 한국으로 컴백한 후 혼자 지냈다고 밝혔다. 서태지는 "서로의 성격과 미래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이지아는 "상대방의 특별한 직업과 성격 차이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서태지는 지난해 6월 배우 이은성과 결혼식을 올렸으며, 이지아는 SBS '세번 결혼한 여자' 등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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