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정상회담’이 첫 회부터 말 그대로 대박을 터트리며 흥행돌풍을 일으켰지만 방송 6회 만에 토론논란에 휩싸이며 홍역을 치르고 있다. 많은 인기 예능프로그램들이 그랬던 것처럼 ‘비정상회담’도 시청자들의 쓴소리를 피하지 못했다. 인기를 얻은 시점부터 비판을 받은 시점이 예상보다 짧아 지금의 논란은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비정상회담’은 방송인 전현무, 개그맨 유세윤, 가수 성시경 등 말 잘하는 세 남자와 한국인보다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인 패널 11명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 청춘들이 봉착한 현실적 문제를 토론하는 형식의 새로운 글로벌 토크쇼.
혼전동거, 성교육, 결혼 등의 민감한 주제를 놓고 토론 포맷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예능프로그램인 만큼 시청자들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지난 11일 ‘대인관계’를 주제로 토론한 방송이 시청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개그맨 조세호가 ‘대인관계가 점점 어려워지는 나, 정상인가? 비정상인가?’라는 주제로 G11이 토론을 벌였다. 해당 주제를 토론하며 서열문화, 회식문화 등의 대한 토론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각국 패널들의 의견이 충돌했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한 터키의 에네스와 이탈리아의 알베르토, 독일의 다니엘, 중국의 장위안은 야근이나 회식,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등 한국 특유의 직장문화가 한국이 발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긍정적인 면을 이야기했다.
알베르토는 “한국에서 일 시작했을 때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고 믿는다. 아무리 힘들어도 한국이니까 최대한 한국사람처럼 일하려고 한다”고 말했고 독일의 다니엘이 이에 동의했다. 또한 알베르토는 주말에 직장상사의 부탁에 대해 “주말에는 상사가 아니라 아는 사람이니까 부탁을 들어줄 수 있다. 한국의 서열문화의 장점이 베푼만큼 거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로빈과 벨기에의 줄리안은 이 같은 한국의 직장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로빈은 “상사가 직원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건 프랑스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상사가 직원의 연락처도 모른다”고 전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후 패널들의 토론이 더욱 치열해졌다. 장위안이 “한국이 발전한 게 사람들의 힘”이라며 인력이 한국발전을 이뤘다고 말하자 성시경 또한 “인력을 원동력으로 한국이 빠르게 발전한 것도 있다. 먼저 선진국화 돼서 여유 있는 유럽과는 달리”라고 표현했다.
이에 줄리안은 “그렇게 말하면 기분 나쁘다. 사장과 직원은 다르다. 유럽에서는 사장이면 쉬지도 못한다. 친형이 사업하고 있는데 주말이 없다”고 반박하는 등 패널들의 불꽃 튀는 논쟁이 이어졌다.
방송 후 ‘비정상회담’ 공식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전자의 입장은 토론에서 한국의 입장이 유독 강하게 표현됐고 MC들의 중재가 아쉬웠다는 것.
이에 대해 ‘비정상회담’의 임정아 PD는 OSEN에 “외국인 패널들 중에 상당수가 한국에 있는 회사를 다니고 있고 한국문화에 적응하면서 자신들이 느낀 장단점을 얘기했다. 또한 다른 패널들도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다. ‘비정상회담’이 교양프로그램이 아닌 만큼 MC들의 의견개진 또한 자유롭다”며 “의견에 대한 공격, 토론 등이 게시판을 통해 활성화돼야 하지만 패널들이 일반인만큼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도 패널들의 다양한 시각과 토론을 더 지켜봐 달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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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비정상회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