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희 "'해품달' 이후 배우가 직업이 됐죠" [인터뷰]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08.12 16: 50

MBC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 역을 맡아 선한 미소를 짓던 송재희는 지난 7월 종영한 SBS 아침드라마 '나만의 당신'에서는 비열한 강성재가 됐다. 그의 이러한 변신은 둘을 같은 사람이라 매치시키기 어려울 정도. 그렇기에 송재희를 만나기 전엔 그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특히 드라마가 방송되던 중 불거져나온 결별 소식은 그를 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결별을 겪은 지 얼마되지 않았으며, 극 중 비열한 악역을 너무나도 잘 소화한 배우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그러나 실제 만나본 진짜 송재희는 밝고 수다스런 남자였다.
송재희에게 드라마가 끝난 후 아쉬운 점을 물었다. 그러자 엉뚱한 답이 돌아왔다. 그는 "아직 할 말이 많은데 아쉽다"면서 "시즌 2는 어떠냐"고 다시 되물었다.

"강성재는 매번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하거든요. 끝에 눈이 멀었지만, 다음 시즌에서 마음을 고쳐먹고 야학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거죠. 안 보이는 채로. 그런데 막판에 확 돌변, 어때요? 부제는 악인 강성재 정도?"
아침드라마의 주 시청층은 아무래도 중년 여성이다. 그렇다보니 드라마와 현실의 경계에서 송재희를 만나게 된 시청자는 그와 강성재를 헷갈려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쉽게 말해 "길에서 아주머니들이 욕하고 그러지 않냐"는 질문을 던졌다.
 
"의외로 욕 많이 안하시더라고요. 드라마가 재밌어서 그런 것 같아요. 강성재의 매력이 무작정 나쁜 게 아니라 이유가 있거든요. 어느 순간부터 연민을 많이 느끼게 돼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게 나쁜 짓이었고,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환경적 요인도 많았어요. 식당에 가면 서비스 많이 주시고 굉장히 잘해주세요. 처음엔 욕을 많이 안 하셔서 걱정도 했었죠(웃음)."
사실 이런 그의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정말 '나쁜놈'으로 등장했다. 행동 뿐 아니라 표정 하나까지 비열한 강성재였던 그는 너무 몰입해 감독에게 야단을 맞을 정도로 악인이 됐다.
"감독님이 마음이 되게 여리신 분이에요. 연기를 강하게 하다보니 화를 내신 적도 있어요. 왜 이렇게 강하게 하냐고. 몰입하다보니 실제 욕을 한 적도 있었거든요. 감정 연기를 하다 이민영 누나가 다친 적도 있었어요."
선하게 웃던 '해를 품은 달' 허염 송재희가 강성재가 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여기엔 그의 선한 인상이 한 몫을 했다. 그는 결국 '해를 품은 달'을 벗어내기 위해 더욱 강한 악인이 돼야 했다.
"선한 인상이 컴플렉스였어요. 스스로 매력이 없는 배우라고 생각했죠. 좋은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인상이 남지도 않았었거든요. 역시 저는 비주얼 배우가 아니란 사실으 꺠닫기도 했죠. 연기력으로 승부하려고요. 악역을 선택한 것도 컴플렉스롤 깨고 싶은 강박감과 갈등 때문이에요."
 
송재희는 그러나 착한 역할보다 악역이 훨씬 연기하기 쉽다고 이야기했다. 오글거리는 연기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송재희는 멋쩍게 웃으면서 "멋있는 역할 그런 건 안 맞다"며 손사래를 쳤다.
"착한 역할이 오히려 어려운 것 같아요. 오글거리는 것도 많고, 실장님 같은 멋있는 역할은 잘 안 맞거든요. 그런데 악역을 하고 나니 강함이 생겨서 좋아요. 예전엔 좀 우유부단했었다면 이젠 보다 남성적이 됐다고 할까요."
그는 과거 '해를 품은 달' 이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 이후로 모든 게 변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이후로 2년이 지난 2014년, 그의 현재는 어떤지에 대해 물음을 던졌다.
"변했죠. 그 때 변했던 건 표면적인 게 변했었어요. '해를 품은 달' 이전까진 배우가 직업이라고 말하기 좀 그랬죠. 생계기능이 필순데. 그 이후로는 직업이 됐다는 것, 생계를 살 수있다는 것? 그런 게 변했어요. 지금은 이제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연기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요. 그런 사고가 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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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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