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포드, ‘과욕’이 부른 5사사구 6실점 붕괴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8.12 22: 28

에이스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에버렛 티포드(30, LG)의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
티포드는 12일 잠실 SK전에 선발 등판, 89개의 공을 던지며 3⅓이닝 8피안타 3볼넷 3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LG 타선은 티포드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고, LG는 3-7로 패배, 3연패에 빠졌다.
티포드는 안 좋았을 때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놓고도 제구가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수도 없이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자연스레 사사구는 5개가 됐고, 매 이닝 위기에 빠지며 SK 타선을 이겨내지 못했다.

구위만 놓고 보면 티포드는 메이저리그급, LG가 원하던 1선발 에이스투수의 기량이 맞다. 좌완으로서 145km 이상의 포심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 그리고 날카롭게 형성되는 컷패스트볼 모두 상대 타자를 처리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투구 메커니즘도 간결하고 안정적이다.
문제는 티포드의 성향이다. 타자를 완벽하게 잡으려는 욕심이 크다보니 볼카운트 싸움이 길어지고 스스로 궁지에 몰리곤 한다. 좌타자를 상대할 때면 스리쿼터로 팔을 내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던지는데 이후 다시 오버스로로 돌아오면 스트라이크가 안 들어간다. 상대 좌타자를 당혹케 하려는 시도가 악수로 돌아오는 것이다. 
구종배합도 그렇다. 강속구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음에도 커브 체인지업 커터 등을 지나치게 섞어 던진다. 제구가 잘 되는 구종 하나 둘에만 의존해도 충분한데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LG 양상문 감독은 “티포드가 너무 완벽한 코너워크로 던지려하는데 이게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때가 많다. 분명 능력이 있는 투수인데 결과가 좋지 않다”고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티포드는 올 시즌 첫 6경기서 평균자책점 2.08로 호투할 때만해도 지금보다 단순하고 공격적으로 타자를 상대했다.
LG는 마운드의 팀이다. 지난해 투수력으로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했고, 올해도 투수진 안정화로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야할 티포드가 계속 부진하면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밖에 없다. 티포드가 시즌 초의 공격적인 성향을 되찾아야 LG의 4위 진입 기적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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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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