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직설적이고, 속이 다 시원한 토크쇼가 또 있을까. 기센 언니 3인방 문소리, 이효리, 홍진경의 진두지휘 아래 ‘매직아이’가 꽉 막힌 속이 뻥 뚫리는 듯한 통쾌한 토크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입 안에서만 맴도는 말은 없다.
지난 12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매직아이’는 폭탄 발언이 쏟아졌다. 이효리는 과거 비와 관련된 라디오 루머에 대해 “자지 않았다”라는 말 한마디로 말끔하게 해명했다. 이어 문소리는 출연하지 않은 노출 영화에 자신이 출연한 것처럼 조작된 영상에 대해 “기정사실화돼서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답답함을 표출했고, 용감한 형제는 신사동 호랭이의 성매매 알선 루머에 대해 거듭해서 해명하며 잘못된 루머가 도는 것에 대해 정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센 언니들 3인방이 주축 MC다. 일단 이 MC들의 장점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할 때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솔직하고 거침 없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 12일 주제였던 스마트폰 테러에 대해 나누던 중 불륜 커플을 구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채팅 애플리케이션 프로필로 상사에 대해 비난을 가하는 직원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들 MC들은 각기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더라도 설득과 공감의 과정을 통해 의견을 일치하기도 하고, 끝까지 대립하는 의견일지언정 교집합을 만들기 위해 어루만지는데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바로 여성들의 수다가 가진 장점이다. 날을 세우더라도 합의점을 찾는데 있어서 연륜 가득한 ‘언니들’ 3인방은 특별히 인공적인 제작진의 장치 없이도 수월하게 해낸다. ‘매직아이’가 요즘 세태 특성이 반영된 주제애 대해 대화를 나누는 구성인데, 이 같은 여성 MC 3인방의 수다를 통한 자연스러운 의견 제시와 충돌, 합의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
때문에 3명의 MC들의 대화를 듣다보면 취향에 따라 공감을 하기도 하고, 아니면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매직아이’의 매력이다. 워낙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성역 없는 대화가 이뤄지고, 가끔은 폭탄 발언에 가까운 발언도 쏟아지지만 ‘말빨’ 하나는 기가 막히게 좋은 MC들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속에 꽤나 흥미로운 토크쇼인 것은 분명하다.
이효리가 진행을 하는 ‘매직아이’가 아니라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비가 관련이 있는 라디오 루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해명과 동시에 “결정적으로 자지 않았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겠는가. 물론 가치관에 따라 이 같은 솔직한 토크쇼, 여성들의 수다가 주축인 토크쇼가 불편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모든 시청자들을 아우를 수는 없는 법. 일단 ‘매직아이’는 일주일 뒤부터 김구라가 세 명의 MC들과 함께 하며 남성들의 마음까지 대변하는 구성으로 변주한다. 기센 언니들과 독설의 대가 김구라의 만남이니 현재보다 더욱 센 그림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jmpyo@osen.co.kr
‘매직아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