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우승 욕심을 강릉시청을 상대로도 강하게 나타낼 수 있을까.
전북이 몇 수 아래의 팀을 만났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강릉시청과 FA컵 8강전을 갖는다. 강릉시청은 실업축구인 내셔널리그에 소속된 팀으로, 10개의 팀 중 현재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최고의 리그인 K리그 클래식에서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북과 전력 차가 확실한 팀이다.
쉬운 상대를 만난 만큼 전북은 마음이 편하다. 오는 16일 포항 스틸러스와 1위 수성전을 펼치는 만큼 전력을 아껴야 하기 때문이다. 8월 한여름에 3일 만에 경기를 한다는 것은 선수들의 체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포항은 FA컵 16강에서 탈락해 주중 경기가 없다. 전북으로서는 선수 기용에 골머리를 앓을 수 있는 상황에서 강릉시청을 만나 한결 편하게 선발 명단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전북은 주축 선수들을 대부분 쉬게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수원 삼성전에서 발목을 다친 이동국의 결장은 물론 이승기와 레오나르도, 한교원, 신형민 등도 휴식을 취할 전망이다. 대신 최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이 주로 투입돼 강릉시청을 상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문제는 동기부여다. 기존에 뛰던 선수들이 아닌 만큼 경기력의 약화는 어쩔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면 힘든 경기를 할 수 있다. 특히 상대를 얕보는 데서 나오는 자만심은 전북을 위기로 몰아갈 수도 있다. 강릉시청은 상대의 자만심 덕분에 경남 FC와 FA컵 32강전에서 2-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전북으로서는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단순히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뛰는 것이 아니라 강릉시청전을 발판 삼아 주전으로 도약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또한 약한 팀과 경기이지만, 한 차례의 경기라도 우승으로 가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도 해야 한다. 전북이 이번 시즌 목표를 '더블(K리그 클래식과 FA컵 동시 우승)'로 설정한 만큼 강릉시청전은 '더블'을 향한 길목이기 때문이다.
상승세의 연결이라는 측면에서도 강릉시청전은 매우 중요하다. 전북은 월드컵 휴식기 이후 9경기 연속 무패(7승 2무)를 달리고 있다. 전북은 이 상승세를 포항과 선두 다툼에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16일 포항전서 패배하면 1위 자리를 다시 내줘야 하는 만큼 전북은 최상의 분위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강릉시청전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경우에는 전북의 최근 상승세도 내림세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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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