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손승연(21)은 어른스럽다. 조근조근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는 모습이 또래에 비해 훨씬 성숙한 느낌이지만, 또 어느새 20대 여대생의 풋풋한 느낌이 베어난다. 가요계에서 그의 앞에 늘 '폭발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처럼,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는 것이 없어 보일 만큼 손승연은 열정적이고 반듯했다.
지난달 30일 두번째 미니앨범 '소넷 블룸스(Sonnet Blooms)'를 발표한 손승연은 타이틀곡 '다시 너를'을 통해 좀 더 성숙해진 감성과 매력적이 보컬을 뽐냈다. 신곡 '다시 너를'을 비롯해 '살만해졌어', '미친게 아니라구요' 등 손승연표 발라드가 가득 담긴 이번 앨범은 손승연이 차세대 디바로 꼽히는 이유를 증명한다.
"발라드만 고집하는 건 절대 아니예요. 제가 부르는 발라드를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표면적으로 이미지가 세다보니까 유하게 만들고 싶어서 발라드를 하는 마음도 있어요. 하지만 전 원래 발라드를 정말 못 불렀어요. 신승훈 코치님을 만나고 많이 배웠죠. 너무 많은 걸 배우면서 발라드에 재미를 붙였어요. 물론 앞으로 발라드뿐만 아니라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예요. 다음에는 템포가 좀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발라드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고음. 손승연의 폭발적인 고음과 안정적인 가창력은 선배 가수들도 인정할 정도로 훌륭하다. 힘들이지 않고 뽑아내는 고음이 그의 이름 앞에 '괴물 보컬'이라는 수식어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고음이요? 사실 어쩔 때는 단점인 것 같기도 해요. 제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고 별로 힘들이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사실 저는 저 나름대로 힘을 줘서 부르거든요. 하하하. 그래도 그만큼 듣기 편안하게 고음을 낸다고 생각하면 뿌듯해요. 음이탈을 막는 방법 중에 하나가 높은 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부르는 거예요."
이런 폭발적인 고음은 손승연의 노래뿐 아니라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을 통해서 잘 드러났다. 지난달 단독으로 처음 출연한 무대에서 이용의 '바람이려오'를 불러 단번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떠오르는 디바로 꼽혔다. 이후 조영남, 윤복희 편 등에서 손승연의 진가가 발휘됐다.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발라드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 다양한 손승연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또 '불후의 명곡'을 통해 저를 잊지 않고 다시 봐주시는 것도요. 절 불러주시는 것 자체에 감사하죠."
사실 '불후의 명곡'은 출연하는 가수에게 어떤 면에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짧은 기간 안에 대선배의 노래를 재해석해서 부른다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일 터. 더군다나 경쟁하는 동료들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런 면에서 데뷔 2년차 손승연이 더 높게 평가받는다.
"긴장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인데 '불후의 명곡'은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에요. 일주일 만에 노래부터 퍼포먼스까지 준비해야 하잖아요. 그렇지만 공부도 정말 많이 되죠. 선배들의 무대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해봐야겠다' 배우기도 해요. 대기실에서는 예능을 배우고요(웃음)."
텔레비전을 통해 볼 때는 늘 놀랄만한 무대를 펼치는 손승연. 하지만 그에게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무대가 있다. 손승연은 조영남 편을 아쉬운 무대로, 최근 방송된 윤복희 편을 최고의 무대로 꼽았다.
"사실 조영남 선생님 편에서는 컨디션이 안 좋았어요. 코감기가 심하게 걸린 상태라 힘들었죠. 컨디션이 안 좋은 것도 제 잘못인데 자책도 많이 하고 화가 났어요. 이후에 반성도 많이 했고요. 윤복희 선생님 편은 말 그대로 감격이었죠."

디바로서 손승연의 성장 앞에는 가수 신승훈의 이름이 따라붙는다. 손승연은 2012년 케이블채널 엠넷 '보이스코리아'에서 우승하면서 얼굴을 알렸다. 이때 만난 신승훈은 손승연의 스승이자 좋은 친구 같은 존재다. 20년이 넘는 시간을 음악 하나로 뛰어넘었다. 요즘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통화할 정도로 친구처럼 편안하게 지내는 사이다.
"신승훈 코치님과는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연락을 하고 지내요. 먼저 연락을 주시기도 하고, 문자 메시지를 정말 많이 주고받아요. 코치님은 정말 인간적이고 정이 많아요. 모두 다 안아줄 수 있는 분이시죠. 요즘에도 코치님 제자들과 스승의 날이나 생신 때 다 같이 모여요. 자주 보니까 더 돈독하고, 방송이나 음악 모니터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죠. 코치를 넘어 저에겐 길을 터주신 분이예요. 음악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더 든든하기도 하고요."
신승훈이라는 든든한 버팀목 때문인지 손승연은 어떤 또래 가수들보다 탄탄해보였다. 버클리 음대에 재학 중일 정도로 뛰어난 실력과 음악에 대한 열정, 또 그것을 즐길 줄 아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손승연은 그가 가진 다양한 색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일단 '불후의 명곡'을 통해서 계속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에요. 또 학교를 다니면서 느낀 건데 콜라보도 해보고 싶어요. 함께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더라고요. 그리고 이번에 발라드 앨범이 나왔으니까 다음에는 또 다른 장르의 앨범을 발표했으면 좋겠어요. 힙합이든 록이든 한 장르의 곡들이 채워진 앨범이요."
현재 버클리 음대 한 학기를 마치고 휴학 중인 손승연은 "학교는 꼭 졸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10년~20년 더 오랫동안 음악을 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한 학기였지만 학교에서 얻은 것이 많았다. 지금은 앞에 놓인 일에 집중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꼭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이다.
"학업에 욕심이 있어서 졸업은 꼭 하려고 해요. 물론 아직 구체적으로 언제 돌아가겠다는 계획은 없어요. 또 앞으로 천천히 '손승연'이라는 이름을 알리고, 뮤지션적인 모습도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다양한 장르의 손승연을 보여주는 것이 꿈이고 목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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