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이 축구의 의외성을 경계했지만, 전북 현대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전북이 FA컵 8강 탈락이라는 대위기에서 탈출했다. 전북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FA컵 8강전 강릉시청과 홈경기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최근 10경기서 8승 2무를 기록하며, 최근 무패 행진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전 변수가 가져오는 의외성에 대해 경계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력의 차이에서는 전북이 크게 앞서지만, 선제골을 내주는 등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경우에는 대처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특히 경기를 앞두고 일기예보에 없던 비가 내리면서 시작부터 변수를 맞아야 했다.

강릉시청은 전북이 예상한대로 극단적인 수비를 펼쳤다. 수비수만 5명을 기용하는 5-4-1 포메이션을 꺼낸 강릉시청은 선수비 후역습로 전북을 상대, 그 결과 전반 36분 고병욱이 선제골을 넣었다. 경기 전 "선제골을 내주면 쫓기듯 경기를 하게 된다"며 걱정하던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전북은 변수라는 의외성에 당황하지 않았다. 하프타임에 전열을 재정비한 전북은 공격에서의 날카로움을 잃지 않고 반격을 개시했다. 문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을 보인 전북은 후반 4분 이상협이 김인성의 패스를 받아 터닝슛으로 연결해 동점을 만들었다.
예상치 못한 일은 동점골 이후에도 계속됐다. 전북은 후반 39분 이강민에게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남은 시간은 추가시간을 포함해도 불과 10여분. 역전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나 전북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기적과 같은 역전을 만들었다. 교체 투입된 카이오가 후반 42분과 후반 44분 연속골을 터트려 짜릿한 승리를 안긴 것이다.
전북이 의외성을 이겨낸 것은 8월에만 두 경기째다. 전북은 지난 6일 수원 삼성과 리그 홈경기서 예상치 못했던 전반 이른 시간의 선수 부상, 그리고 중거리 슈팅으로 인한 역전골 등에도 흔들리지 않고 3-2 역전승을 차지했다. 당시에도 최강희 감독은 의외성을 경계했지만, 선수들은 여러 부정적인 의외성 속에서도 승리를 따낸 바 있다.
힘들게 위기에서 탈출하며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린 전북은 월드컵 휴식기 이후 이어온 상승세를 유지하게 됐다. 오는 16일 예정된 포항 스틸러스 원정을 준비하는 전북으로서는 최상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전북은 포항전 경기 결과에 따라 리그 선두 자리의 유지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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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