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감독 양익준이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13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 7회에서는 재열(조인성)을 무차별 구타하고 주사기로 테러하는 형 재범(양익준)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재범은 해수(공효진)을 만나러 가던 재열을 뒤에서 공격해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갔다. 재범은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 어떠냐”고 물으며 동민(성동일)로부터 훔쳐온 주사기로 재열을 공격했다. 재열은 방어도 하지 않고 재범에게 맞기만 했다. 그 모습은 재범의 폭력에 시달리던 재열의 지난날과 다르지 않았다. 재범은 재열을 원망하며 그의 목을 조르기도 했다.

상황은 곧 진정됐다. 두 사람이 난동을 피운 가게 주인이 두 사람을 발견한 것이었다. 재열은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주인을 안심시키며 “형제 간에 일어난 싸움이다. 변상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재범에게는 “또 한 번 감방가면 다시는 못나온다”고 속삭였다. 재범은 그 말에 얌전해졌다. 뒤늦게 동민도 나타났다.
재범을 두고 동민과 재열은 갈등했다. 동민은 “재범은 복수형 인격장애다. 생각보다 위험하다. 경찰에 연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열은 반대했다. 재열은 “형이 진짜 위험한 사람이라면 주사기가 아니라 칼로 날 찔렀어야 했다”고 재범을 감쌌다. 재범은 재열의 두둔은 안중에 없는 듯 천진한 얼굴로 빵을 먹을 뿐이었다.
동민은 형을 생각하는 재열의 마음을 외면할 수 없었다. 동민은 재열을 대신해 재범을 챙겼다. 그럼에도 재범은 동민을 “양아치”라고 부르며 제멋대로 행동했다. 동민은 그에게 약간의 자유를 선물했고 아침까지 먹인 후 감방에 데려다 줬다. 동민의 차를 뒤쫓아 오는 재범을 뒤로 동민은 “정신과 의사의 명예를 걸고 널 반드시 치료하겠다”고 다짐했다.
재범을 연기한 양익준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난폭하게 동생을 때리다가도, 말 한마디에 순한 양이 됐다. 공격할 때 사용한 주사기에 약물이 아닌 수액이 담겨있음을 알고 도리어 화를 내는 뻔뻔함도 있었다. 어린 아이의 얼굴로 빵을 먹는가 하면, 다리 위를 내달릴 땐 광인과도 같았다. 그야말로 종잡을 수 없는 ‘위험한 사람’이었다.
재범은 의붓아버지와 함께 재열의 괴로운 어린 시절을 상징한다. 재열에겐 고통스럽지만 외면할 수 없는 하나 밖에 없는 형, 즉 애증의 존재다. 양익준은 그런 미묘한 위치에 놓인 복잡한 인물을 자연스럽게 소화함으로써 극의 긴장감을 높이고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다. 출세작인 영화 ‘똥파리’에서 강렬한 연기는 물론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 물오른 악역 연기를 선보였던 그다.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또 한걸음 나아갈 양익준의 행보가 주목된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매주 수,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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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사랑이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