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좌완 앤디 밴 헤켄(35)은 지난 5월 2년간 동고동락한 브랜든 나이트를 보낸 뒤 "그는 나에게 좋은 선수이자 좋은 멘토였다. 그와 함께 했던 2년은 나에겐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그랬던 밴 헤켄이 이제 나이트를 넘어 팀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이름을 새겼다. 밴 헤켄은 지난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5이닝 8피안타 9탈삼진 2사사구 5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8-5로 승리하면서 밴 헤켄은 선발 등판 14경기 연속 승리와 시즌 17승을 동시에 2012년 나이트가 세웠던 팀내 시즌 최다승(16승) 기록을 경신했다.
밴 헤켄은 최근 2경기 연속 5이닝 5실점을 기록했으나 팀 타선이 시원하게 터져주면서 연속 경기 선발승 기록을 이어갔다. 우리나라에선 그의 14연승이 최다 기록이고 미국에서는 1930년 웨스 퍼렐(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13연속 경기 선발승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다나카 마사히로(현 뉴욕 양키스)가 지난해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24연승 당시 15경기 연속 선발승 기록을 세웠다.

2012년 나이트는 넥센에 있어 아직까지도 쉽게 잊지 못할 존재다. 나이트는 그해 16승4패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하며 리그 투수 부문 상위권을 휩쓸었으나 1승이 모자라 다승왕에 실패했고 투수 골든글러브에서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올 시즌 나이트를 넘어선 밴 헤켄은 연말에 어떤 선물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는 것도 그 까닭이다.
그는 지난해와 달리 모든 공을 낮게 제구할 줄 알게 되면서 최고의 투수 반열에 올랐다. 염경엽 감독은 "연승을 이어주고 연패를 끊어주는 밴 헤켄이야 말로 에이스의 역할을 100% 하고 있다. 우리 팀에서 유일하게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채워주고 있는 수훈갑"이라고 극찬했다. 다만 최근 대량 실점에 대해서는 "기록을 의식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밴 헤켄은 넥센의 남은 30경기 중 약 6경기 정도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3경기 만 이겨도 2007년 리오스(두산) 이후 첫 20승 투수가 탄생한다. 2012년 나이트는 갖지 못했던 다승왕과 골든글러브 타이틀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는 밴 헤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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