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라스’, 단물 빠져 담백한 20년지기들의 솔직 토크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4.08.14 07: 02

[OSEN=정소영 인턴기자] 누가 그들을 단물 빠져 시시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김수로를 비롯한 강성진, 임형준, 김민교는 20년 지기다운 찰떡궁합 호흡과 서로에 대한 솔직한 폭로로 담백한 토크를 이끌었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서는 ‘식상한 김수로와 단물 빠진 친구들' 특집에는 김수로, 강성진, 임형준, 김민교가 게스트로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을 뽐냈다.
이들은 처음부터 심상치 않은 자기소개로 토크의 시작을 알렸다. 김수로는 강성진이 지난번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애드리브 많이 하는 김수로는 똥배우다”고 말한 것을 의식하며 “오늘 즐겁게 웃으시고 긍정의 힘 받아가세요. 김수로였습니다 똥배우”라고 뒤끝 있는 모습으로 강성진을 당황케 한 것이다. 이에 강성진은 “김수로에 딸려 나온 친구1 강성진입니다”라며 초탈한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자신을 ‘떨거지’라고 소개한 임형준은 강성진의 끼어들기로 인해 자기소개를 끝마치지도 못할 정도였다. 

특히 ‘20년 지기’ 답게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없는 네 사람은 끊임없는 폭로전을 벌였다. 제일 먼저 임형준은 “김민교를 처음 보고 ‘우리 학교에 외국인 전형이 있나?’고 생각했다”며 김민교의 첫인상을 떠올렸다. 그는 또한 “반전은 김민교가 정말 부잣집 아들이라는 거다”라며 김민교의 아버지가 한 때 MBC 지정 병원의 원장이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하지만 임형준은 “그래도 외국인 같았다”고 결론지어 김민교도 “임형준의 첫인상도 말도 안됐다”며 응수했다.
연기 이야기로 넘어간 네 배우는 사뭇 진지해진 모습을 보였다. 현재 MBC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 출연중인 임형준이 “극 중 이름이 최씨다. 비중은 아무래도 아쉽다. 시놉시스로 보면 기대되는 캐릭터였는데 찍다보면 주인공 위주로 흘러간다”며 아쉬움을 토로하자 김수로는 “대한민국 드라마의 병폐다”라며 드라마 조연의 현실에 씁쓸함을 표현했다.
어려울 때 함께한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했던가. 이들은 폭로전의 끝에는 ‘훈훈한’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남다른 우정을 과시했다. 먼저 김수로는 “성진이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탤런트’에 나가는 걸 도와준 적이 있다. 성진이 잘하는 쌍절곤을 진짜로 돌리면 재미없기 때문에 마임으로 바꿔 오디션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강성진은 당시 오디션에서 뽐냈던 쌍절곤 마임을 실감나게 재연하며 김수로와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특히 김민교는 집안이 사기를 당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시절을 회상하며 강성진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강성진과 같은 극단 동기였는데 훈련기간이라는 게 있어서 6개월 동안 돈을 계속 냈어야 했다”고 말하며 “연극 열심히 해서 몇 십 만원 벌어도 겨우 먹고 사는데 그 돈을 내야 했는데 성진이 형이 몇 달치 훈련비를 저 몰래 냈더라”고 과거 일화를 공개했다. 이어 그는 “강성진에게 물어봤더니 ‘내가 돈이 많이 남아돌아서 넣어준 게 아니다. 김민교라는 배우의 가능성을 봤으니 투자한 거다. 나중에 갚아라’라고 말했다”고 덧붙이며 두 사람의 남다른 우정을 과시했다.
단물이 빠진 20년 지기들의 이야기는 톡톡 튀지는 않았지만 안정적이고 삶의 연륜이 느껴지는 개그와 함께한 세월만큼 익숙한 호흡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주제가 만연한 현 예능 트렌드 속에서 네 사람의 토크는 편안하면서도 충만한 개그감으로 참 부러운 우정이라는 것을 느끼게 만들었다. 앞으로도 네 사람의 우정 을 변치 않게 유지하며 재밌는 에피소드를 쌓고 공유해 대중에게 웃음을 선사하길 바란다.
jsy901104@osen.co.kr
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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