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좌완 앤디 밴 헤켄(35)의 구단 신기록은 팀원 모두가 이룬 것이었다.
밴 헤켄은 지난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5이닝 5실점하면서 팀의 8-5 승리로 시즌 17승째를 거뒀다. 밴 헤켄은 2012년 브랜든 나이트(16승)를 넘어 구단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가 라쿠텐 소속일 때 15경기 연속 선발승을 거둔 적이 있어 14경기 연속 선발승이 알려진 대로 세계 신기록은 아니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숫자다.
쉽게 이룬 기록은 아니었다. 밴 헤켄은 이날 초반부터 흔들리며 1회에만 2점을 내줬다. 넥센이 2회 5-2 역전에 성공했으나 밴 헤켄은 2회말 바로 다시 2실점하며 4-5 추격을 허용했다. 강정호가 5회 홈런으로 1점 달아났다. 밴 헤켄은 5-6까지 추격당한 6회 마운드를 조상우에게 넘기고 내려왔다. 한 점 차 불안한 리드였다.

그러나 조상우가 30개의 공을 던지며 2이닝을 2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았다. 한현희도 8회 탈삼진 1개를 기록하며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이 9회초 2점을 더 추가해 숨통을 틔웠다. 그리고 압권은 마무리 손승락이었다. 그는 9회 마운드에 올라와 하준호, 정훈, 전준우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세이브를 달성했다.
이날 타선은 11안타로 8점을 뽑아내면서 밴 헤켄에게 승리 요건을 채워줬다. 강정호의 5회 솔로포가 결정적이었다. 밴 헤켄은 최근 2경기 연속 5이닝 5실점으로 대량 실점했으나 2번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조상우-한현희-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안타를 한 개도 내주지 않는 무실점 완벽투로 남은 4이닝을 책임졌다.
밴 헤켄은 매 번 경기 후 "좋은 동료들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는 말을 해왔다. 이날 그의 선발승은 정말로 팀 동료들이 모두 도와줬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밴 헤켄의 기록 때문에 더 힘이 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넥센의 저력을 알 수 있는 승리였다는 점은 확실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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